"中 인구, 2023년 정점…예상보다 5년 빨라”

최근 연구서 14억1,000만 예상
40년 ‘한 자녀 정책’ 영향 커
헤이룽장성 등 성장률 둔화 우려

지난 30일 사람들이 중국 충칭 북기차역 대합실에서 기차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충칭=신화연합뉴스

‘인구 대국’ 중국이 심각한 저출산 등으로 정부 예상보다 5년 빠른 2023년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데이터 제공업체 컴플리트 인텔리전스와 글로벌 데모그래픽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 인구가 2023년에 14억1,0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예상하는 인구 정점기인 2028년보다 5년이나 빠른 시기이다. 컴플리트 인텔리전스의 토니 내시 대표는 “한 자녀 정책이 너무나 늦게 폐지된 영향이 컸다”며 “한 자녀 정책이 2005년에 폐지됐더라면 출산율 등은 훨씬 더 나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1978년 ‘한 자녀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2015년 폐지돼 중국의 모든 부모는 2명의 자녀를 가질 수 있게 됐지만, 출산율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지난해 신생아 수는 1,523만 명으로 전년보다 약 200만 명 감소해 1961년 이후 가장 적었다. 한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6명에 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가임기 여성(15∼49세) 인구는 2018년부터 2033년까지 5,600만 명 감소할 전망이며, 이는 다시 유아 인구의 감소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4세 이하 유아 인구가 2017년 8,4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2.8% 감소해 2033년 5,740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9세 이하 어린이 인구는 2028년까지 2,700만 명 감소할 전망이며, 이는 장난감·의류·유제품·교육 등 관련 산업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 전문가인 리처드 잭슨은 “중국은 부유해지기 전에 늙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며 “인구 감소와 심각한 남녀 성비 불균형, 빈약한 복지제도 등은 중국의 성장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감소가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는 지역은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이며, 랴오닝·저장·지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헤이룽장·랴오닝·지린 등은 ‘중국의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중국 동북부 중공업 중심지이다.

최근 중국 칭화대 연구팀이 2013~2016년 중국 내 3,300여 개 주요 도시의 야간 조명 조도(단위 면적이 단위 시간에 받는 빛의 양)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28%에 달하는 938개 도시에서 조도가 약해졌다. 야간 조명의 조도가 약해졌다는 것은 해당 도시의 인구와 경제 규모가 ‘역성장’한다는 것을 뜻하며, 칭화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 역성장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헤이룽장 등 동북부 지역이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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