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특허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IP센터 내 반도체를 담당하는 팀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 IP센터는 세트·반도체·모바일 등과 관련된 모든 특허 업무를 담당했지만 이번에 반도체만 전담하는 조직을 꾸린 것이다. 특히 팀 중 일부는 사업장이 있는 경기도 화성에 배치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조직을 완전히 새로 만든 것은 아니고 업무 효율화를 위해 반도체 팀을 별도로 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 특허 소송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미징 솔루션 업체 ‘셀렉트’는 최근 삼성이 ‘상보형 금속산화 반도체(CMOS)’ 관련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콜로라도 연방지법에 삼성과 삼성 미국 법인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카이스트의 지식재산 관리 자회사인 ‘카이스트IP’도 최근 삼성이 3차원 반도체 공정 기술인 ‘핀펫(FinFet)’ 특허를 지속적으로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추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특허 관련 소송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점도 삼성이 조직을 개편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법원은 핀펫 관련 특허 소송에서 삼성이 4억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번 변화가 앞으로 반도체 관련 특허 소송이 많아질 것에 대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허 소송을 전담해 온 한 외국계 법무법인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과거 경쟁 심화로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질 때 소송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등으로 인해 다시 소송이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최근 기술 발달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점도 특허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