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융합지구가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지역 인근의 특성화고 학생들의 속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관련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특성화고 대상 맞춤형 교육이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2017년 제주 현장실습생 사망사고를 계기로 양질의 현장교육 제공이 사회적 화두가 된 만큼 산학융합지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8개 산학융합지구는 연간 최대 3,0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해왔다. 지난해까지 누적 기준으로 1만63명의 학생이 현장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하지만 사업지원 기간이 종료된 2017년 이후로는 관련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시화·군산·구미·울산 등에서는 전격 중단됐다. 오송은 그나마 명맥은 이어오고 있지만 한 해 평균 교육 인원은 30~40명 수준으로 한창 많이 하던 때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안산산학융합원의 한 관계자는 “방학 기간에 학생들 100명을 1~2주 기간 동안 합숙 교육을 진행하면 1억원이 훌쩍 넘는 돈이 들어간다”며 “정부 예산이 지원되지 않더라도 학생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 2017년에는 자체 예산으로 진행했지만 비용 부담을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해부터는 사실상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성화고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북에 위치한 한 특성화고 교감은 “제주 지역 현장실습생 사망사고로 양질의 현장실습이 화두가 된 상황에서 산학융합지구에서 실시하는 현장 맞춤형 교육은 최신 설비를 갖추고 안전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어 학생들의 호응이 컸다”며 “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부처별로 따로 지원하기보다는 적어도 특성화고 지원은 한마음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특성화고 등 교육계에서는 정부 지원금에만 목맬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불 지역에서는 전라남도와의 협력을 통해 현장실습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선취업 후진학 과정까지 성공리에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시작한 결과 120명의 학생이 입학해 84명의 학생이 취업에 성공했다.
노성호 대불 산학융합원 국장은 “특성화고 학생과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이 맺어지려면 단순 현장실습이 아니라 최종 취업까지 염두에 둔 선취업 후진학 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자체들도 중앙부처에 떠넘기지 말고 지역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