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아시아 신흥국 증시의 상승 랠리와 함께 많은 관심을 받은 인도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뚝 떨어졌다. 올해 초부터 나타났던 강한 반등세에 급제동이 걸리면서다. 인도 증시는 국제유가에 따른 변동성이 다른 신흥국 시장보다 더 큰 곳인데다 달러 강세장이 이어지자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유입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인도 증시의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인도 센섹스(SENSEX) 지수는 올해 2월 말 3만5,000선에서 시작해 지난 4월2일 3만9,000선을 넘어서는 등 급격한 상승 바람을 탔다. 하지만 지수는 4월 한 달간 등락을 거듭하다 현재 3만8,000선에 머물러 이전과 같은 상승세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강세장을 멈추게 된 배경으로 국제유가 상승을 꼽는다. 서부텍사스유(WTI)의 경우 지난달 배럴당 61달러 수준에서 최고 66달러까지 치솟았고 두바이유도 배럴당 68달러 수준에서 71달러로 올라섰다. 신흥국들의 경우 원유를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주가가 큰 타격을 입는 특성이 있다. 다만 그중에서도 인도는 유가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이 더 큰 시장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통상 유가가 10달러 오를 때 인도 주가지수는 약 1,160포인트 하락한다. 반면 같은 유가 상승이 나타날 때 중국은 지수가 130포인트가 하락하고 인도네시아는 85포인트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원유 수출 제재를 한층 강화하자 일부에서는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달러 강세장 역시 인도 시장을 주춤하게 만든 이유다. 최근 달러 강세로 주요 신흥국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뚜렷하게 둔화되는데 인도의 경우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3월 약 61억달러에서 4월 약 22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런 사정 탓에 국내 설정된 인도 펀드의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은 크게 떨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펀드의 3월 한 달간 수익률만 10.6%에 달하지만 4월 들어 1.9%로 급감했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NH아문디 Allset인도’ ‘KB인디아증권’ 등은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상태다.
펀드의 자금 유출도 커지는 모습이다. 3월 인도 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95억원 수준이었지만 4월 들어 유출된 자금이 202억원에 달한다.
이에 향후 유가 흐름과 달러 강세장이 어떻게 진정세를 보일지에 따라 인도 증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5월 말 결정될 인도 총선 결과 역시 시장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 꼽힌다. 김형래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시장의 과열보다는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원유 가격은 다소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5월 말 인도 총선이 끝나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돼 4월과는 다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