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만발하는 5월 좋지만, 참·소나무 꽃가루는 싫어!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 극성기
격렬한 야외 운동 등 자제를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잔인한 5월’을 보내지 않으려면 증상이 나타나기 1~2주 전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사진제공=고려대구로병원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의 여왕 5월이 왔지만 참나무·소나무·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반가울 수만은 없다.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 10명 중 4명은 생과일·채소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콧속 비강 점막이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일으켜 재채기,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대기오염은 꽃가루의 양,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정도(항원성)를 증가시키고 호흡기 점막을 과민하게 만들어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늘어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 진료인원은 2014년 630만명에서 지난해 713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맘때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나무 꽃가루는 참나무·소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 각각 14~13% 안팎의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반응을 보인다.


이 중 상수리·굴참·갈참·졸참·신갈나무 등을 아우르며 우리나라 산림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참나무는 4~5월에 꽃가루를 가장 많이 날린다. 특히 아침에 심하다. 5~6월에 최고조에 달하는 소나무 꽃가루는 양에 비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덜 일으키는 편이지만 최근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양성률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자작나무와 오리나무도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키며 한 나무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다른 나무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가능성(교차 항원성)이 높다. 오리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는 최근 30년 새 6배가량 증가해 참나무·소나무에 근접했지만 3월에 꽃이 피기 때문에 이미 위세가 꺾였다. 반면 자작나무는 4~5월에 꽃이 피므로 지금이 극성기다.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은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은 접촉 시간이 길고 활동 강도가 강할수록 심해지기 때문에 꽃가루가 많이 날릴 때는 되도록 외출이나 야외활동, 특히 운동 등 격렬한 활동을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외출 후 귀가할 때는 손과 얼굴을 씻고 가능하다면 양치, 샤워, 머리 감기로 최대한 꽃가루를 씻어내는 것이 좋다. 생리식염수로 콧속을 씻어내면 비염 증상을 완화하고 다른 콧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최정희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김미애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팀이 전국 21개 병원을 방문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648명(5~64세, 평균 26세)을 조사했더니 42%가 생과일·채소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꽃가루·음식 알레르기(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꽃가루·음식 알레르기 증후군과의 연관성은 복숭아(49%), 사과(47%), 키위(30%)가 높았고 땅콩(17%), 매실(16%), 밤(15%), 호두·파인애플(14%), 참외(13%), 토마토·멜론(12%), 살구(11%), 수박(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생과일·채소를 먹은 뒤 비염 등이 심해지거나 음식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원인 식품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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