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역대급’ 신인상 대결 유소연-최혜용, LPGA서 우승 경쟁

메디힐 2R 각각 7언더 선두, 5언더 4위
초청선수 조아연 1타 차 컷 탈락, 이다연은 극적 3라운드 진출

티샷 하는 최혜용. /사진제공=메디힐

티샷 하는 최나연. /사진제공=메디힐

버디 잡은 뒤 인사하는 유소연. /사진제공=메디힐

톱10에 든 14명 중에 한국 선수가 8명이다. 초청선수 최혜용(29·메디힐)도 있고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최나연(32·SK텔레콤)도 있다.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댈리시티의 레이크 머시드GC(파72)에서 계속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이 대거 상위권으로 모여들었다. 스폰서 초청선수로 나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의 최혜용이 버디만 7개를 몰아쳐 61위에서 공동 4위(5언더파)로 수직상승 했다. 65타는 이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이다.


세계랭킹 1위를 지낸 세계 9위 유소연은 2타를 줄여 7언더파 단독 선두다. 전날 공동 선두에서 더 높이 올라갔다. 유소연과 최혜용은 2008년 KLPGA 투어에서 신인상을 다투던 사이다. 앞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둘은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신인상은 2승을 올린 최혜용에게 돌아갔다. 이후 2부 투어로 내려가는 등 굴곡을 겪은 최혜용은 지난해부터 재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11년 만의 우승을 미국 무대에서 터뜨릴지도 모른다. 아직 36홀이나 남아있지만 공교롭게도 유소연과 우승을 다투는 모양새다.

올 시즌 상금랭킹 52위로 시동이 덜 걸린 유소연은 11개월 만의 통산 7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유소연은 “오늘은 어제만큼 샷이 날카롭지 못해 버디 찬스가 몇 번 없었고 오히려 위기 상황이 몇 차례 있었는데 그때마다 파 세이브를 잘했다.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얻어서 3·4라운드 경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승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찬스가 왔을 때 꼭 잡아야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그때 현재에 집중해서 경기하겠다”고 했다.

5타를 줄인 최나연도 최혜용, 박인비, 지은희와 함께 5언더파 공동 4위다. 최나연은 “롱 퍼트가 좋았고 쇼트 퍼트 미스도 없었다. 보기 하나 나온 것은 티샷이 나무 옆으로 가서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며 “지난 몇 년간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었고 여러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잃을 게 없다.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더 자신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오후에 경기하면 그린이 울퉁불퉁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그런 그린에서 경기를 잘 못 풀어갔다. 하지만 샷 감과 컨디션이 괜찮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리겠다. 아직은 우승까지 바라볼 만한 위치”라고 밝혔다. 우승하면 LPGA 투어 통산 20승을 채운다.

지난주 LA오픈 준우승자 김세영도 버디만 6개로 6타를 줄이며 22위에서 공동 2위(6언더파)까지 점프했다. 선두 유소연과 단 1타 차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각각 세 번밖에 놓치지 않았고 퍼트는 27개로 막았다. 김세영은 “그동안 허리 통증이 고민이었는데 스윙에서 잘 못된 부분을 찾아서 고쳤더니 훨씬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공격적인 제 스타일을 찾은 느낌”이라고 했다. 전인지와 최운정은 4언더파 공동 9위다. KLPGA 투어에서 루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아연은 이틀 합계 4오버파 공동 78위로 컷 탈락했다. 컷 통과 기준에 1타가 모자랐다. 이날 4타를 줄인 이다연은 3오버파를 적어 턱걸이로 3라운드에 진출했다. 지난주 우승자 이민지(호주)는 1오버파 공동 41위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