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렌턴에 있는 보잉사의 항공기 제조 공장에 B-737 맥스’(Max) 기종이 계류돼 있다. /블룸버그
인도네시아·에티오피아에서 잇달아 추락한 B737 맥스의 센서 경보등이 추가 옵션 구매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잉사가 첫 사고 이후에야 항공사에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기본사양이던 조종실 ‘받음각(AOA) 센서 경보등’이 맥스 기종에서는 옵션이라는 것을 이미 재작년에 알았지만 인도네시아 사고 이후인 지난해 11월에 공개했다는 것이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잉사는 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난 2017년 B737 맥스가 출시된 지 몇 달 뒤 조종실의 AOA 센서 경보등이 선택사양인 ‘AOA 표시기’를 구매해야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AOA 센서 경보등이 보충 정보만 제공하기에 경보등이 없어도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잉사는 경보등 비활성화 문제가 소프트웨어 때문이라면서도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AOA 센서는 2건의 추락사고와 직접 관련된 장치로 항공기 날개와 기류 각도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AOA 센서 경보등은 2개의 AOA 센서에서 보내오는 정보가 불일치할 때 조종사에게 알려준다.
앞서 B737 맥스 기종인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가 지난해 10월 추락해 189명이 숨졌고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도 올해 3월10일 떨어져 157명이 사망했다. 두 여객기 모두 AOA 센서 오작동으로 비행기의 앞부분이 너무 위쪽으로 들렸을 때 자동으로 기수를 내려주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가동돼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미 연방항공청(FAA) 대변인은 보잉사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여객기 추락사고 뒤인 11월에 AOA 센서 경고등이 선택사양이라는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FAA 전문가들은 경고등 문제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도 “하지만 보잉사가 항공사들에 빨리 알렸더라면 혼란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잉사는 AOA 센서 경보등이 비행안전 확보에 필수적이지는 않다면서도 B737 맥스가 재운항하면 이 경보등을 기본사양으로 갖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