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6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재부상했지만 소폭 하락하는 수준에서 장을 마쳐 직전에 폭락한 중국 증시와 대조를 보였다.
미 경제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66.47포인트(0.25%) 내린 26,438.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17포인트(0.45%) 하락한 2,932.4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71포인트(0.50%) 내린 8,123.2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트윗으로 촉발된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함에 따라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면서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오는 10일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아직 수입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3,250억 달러어치의 다른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조만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도 “중국과 무역에서 매년 5,000억 달러를 잃었다”면서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이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일부 외신은 중국 측이 기술 이전 문제 등과 관련해 국내법을 개정하지 않는 선에서만 합의하려고 해 미국 반발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또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방문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등 양국 협상이 다시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협상을 타결짓는 듯했던 양국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6일 5.58% 폭락했다. 뉴욕 증시도 다우지수가 장 초반 471포인트 폭락하는 등 불안을 노출했지만 차츰 낙폭을 줄였다.
트럼프 트윗이 최종 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이며, 양국의 협상이 결국 타결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은 탓이다. 중국의 대응에 시장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중국 협상단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점도 투자 심리 회복을 지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CNBC는 류 부총리가 포함될지와 오는 8일 예정대로 양국 회담이 시작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중국 협상단이 이번 주 미국을방문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회사들의 주가 움직임이 컸다. 캐터필러는 1.6% 하락했고, 엔비디아 주가도 1.7% 내렸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가 0.58% 올랐을 뿐 재료 분야가 1.38% 급락하는 등 전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 4월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가 110.79로,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여전히 물가 상승 가능성을 우려하며 올 해와 내년에 각각 한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압박은 협상 카드일 수 있다면서 향후 무역협상 전개에 따라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 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19.97% 상승한 15.44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5%(0.31달러) 오른 6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도 이날 배럴당 1%대(0.73달러) 상승한 71.58달러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인상 위협으로 유가도 악영향을 받아 WTI는 이날 한때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브렌트유는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었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상승세로 마감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밤 성명을 통해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폭격기들을 중동을 관할 하는 사령부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국제 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2%(2.50달러) 상승한 1,283.80달러를 기록했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