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제출한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만난 뒤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의 ‘캐스팅보터’로 분류됐던 권은희 의원(정책위의장)까지 당 지도부 사퇴 쪽으로 돌아섰다. 권 의원은 그동안 당 지도부 거취에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함께 지도부 재신임을 묻는 의원총회를 열자고 제안하는 등 지도부 총사퇴 쪽에 힘을 보탰다.
권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당 출신 의원 7명과 바른정당계 의원 8명은 지도부 재신임을 묻기 위한 목적의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7일 제출했다. 지도부 사퇴를 주장했던 바른정당계 의원에 더해 권 의원 등 이른바 ‘중립지대’에 머물던 의원들까지 합류함으로써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의원 수는 전체 소속 의원(29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상황이 견디기 힘들다고 대표직을 던지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특히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겨냥해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겠느냐, 2번(자유한국당)과 함께할 것이냐, 아예 2번을 달겠느냐”며 “3번을 달겠다면 저는 그 즉시(원내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목은 이르면 8일 열릴 바른미래당 의원총회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의원총회에서 불신임을 결정하더라도 강제성이 없어 지도부 퇴진을 둘러싼 내홍만 커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는 불신임과 같은 강제조항이 없다.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 출신 등 의원 15명이 지도부를 불신임한다고 하나 실제로는 자진사퇴 외에 방법이 없는 셈이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