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추대 천정배 고사..평화당 차기 원내지도부 '오리무중'

의총서 합의추대에 유보입장 확인 후 심경변화
천정배 "당 존립위기에 원내대표 적절치 않아"
재차 설득 작업 진행..9일 의총 열어 최종결정

지난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선거제도개혁 패스트트랙 이후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왼쪽 세번째)와 천정배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에 합의 추대될 것으로 보였던 천정배 의원이 7일 원내대표직을 고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낮은 지지율에 제3지대 정당론 등 정계개편 동력도 마땅치 않은 평화당이 차기 원내지도부 구성까지 난항을 겪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전화통화를 통해 “당이 존립 위기인 가운데 자신이 원내대표를 맡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원래 (원내대표직)생각도 없었고 처음엔 제가 당을 쇄신하는데 도움이 되고 당에서도 일치해서 권유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는 측면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대라는 건 당에 나올 사람이 없어서 나오는 게 추대”라며 “지금은 그런 추대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평화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장병완 원내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원내대표 합의 추대를 시도했다. 천 의원을 합의 추대하는 방향으로 모아 졌지만 일부 의원들이 유 보입장을 드러내며 합의추대는 미뤄졌다.


이와 관련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이견이 있었다기보다는 유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조배숙(4선)·유성엽(3선)·황주홍(재선)의원 등의 후보출마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이날 오후 3시까지 후보등록을 마친 의원은 없었다. 조 의원과 황 의원은 천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할 경우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고, 장병완·유성엽 의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장 원내대표는 거듭 유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유 의원 측도 원내대표직 출마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 안팎에서는 천 의원을 합의 추대 형식으로 원내대표에 선출하려고 했지만 일부 유보 입장이 나오자 천 의원의 심경이 변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천 의원은 “당을 쇄신하는 방향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자신은 아직) 그런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고 거듭 원내대표 고사 입장을 보였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의총에서)유보 입장을 보이는 두 명 정도 외에는 다 (합의추대에 찬성) 했다”며 “유보적인 부분만 해소되면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화당은 천 의원을 향해 재차 설득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의원총회를 다시 열고, 신임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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