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선거제도개혁 패스트트랙 이후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왼쪽 세번째)와 천정배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에 합의 추대될 것으로 보였던 천정배 의원이 7일 원내대표직을 고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낮은 지지율에 제3지대 정당론 등 정계개편 동력도 마땅치 않은 평화당이 차기 원내지도부 구성까지 난항을 겪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전화통화를 통해 “당이 존립 위기인 가운데 자신이 원내대표를 맡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원래 (원내대표직)생각도 없었고 처음엔 제가 당을 쇄신하는데 도움이 되고 당에서도 일치해서 권유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는 측면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대라는 건 당에 나올 사람이 없어서 나오는 게 추대”라며 “지금은 그런 추대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평화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장병완 원내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원내대표 합의 추대를 시도했다. 천 의원을 합의 추대하는 방향으로 모아 졌지만 일부 의원들이 유 보입장을 드러내며 합의추대는 미뤄졌다.
이와 관련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이견이 있었다기보다는 유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조배숙(4선)·유성엽(3선)·황주홍(재선)의원 등의 후보출마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이날 오후 3시까지 후보등록을 마친 의원은 없었다. 조 의원과 황 의원은 천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할 경우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고, 장병완·유성엽 의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장 원내대표는 거듭 유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유 의원 측도 원내대표직 출마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 안팎에서는 천 의원을 합의 추대 형식으로 원내대표에 선출하려고 했지만 일부 유보 입장이 나오자 천 의원의 심경이 변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천 의원은 “당을 쇄신하는 방향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자신은 아직) 그런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고 거듭 원내대표 고사 입장을 보였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의총에서)유보 입장을 보이는 두 명 정도 외에는 다 (합의추대에 찬성) 했다”며 “유보적인 부분만 해소되면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화당은 천 의원을 향해 재차 설득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의원총회를 다시 열고, 신임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