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은 부품 6만가지를 금속 3D프린팅으로 만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자동차·우주항공·발전 등 산업 분야에서 활용하는 게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석현 두산중공업 고문(전 CTO 겸 기술연구원장)은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 사무소에서 본지와 만나 “미국·중국·독일 등은 금속 3D프린팅을 활용해 산업혁신을 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KAIST 재료공학 박사인 그는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며 발전소용 신소재·공정 개발 등을 이끌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금속 3D프린팅 분야는 연구실을 벗어나 제조 현장으로 나오는 시점에 있다”며 “정부가 관련 시장을 키우기 위해 공공 조달시장에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속 3D프린팅을 통한 제조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에 세제혜택과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3D프린팅 산업도 신재생에너지나 전기차와 유사한 지원제도를 도입하면 제조혁신을 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산업 분야의 리더와 규제기관이 3D프린팅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표준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그는 “원자력발전소에 사용되는 금속 3D프린팅 제품은 국내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이나 미국기계학회(ASME) 규정에 따라 검사와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생산해도 원전에 납품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글로벌 테스트베드 구축, 오픈 이노베이션 구축에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초등학생이 사회에 나올 때는 65%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입체적·융합적으로 생각하도록 교육하고 대학 커리큘럼도 혁신하고 실습가능한 제조 공간(Maker Space)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