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곤'은 다국어 정치가... 극우정당과 무관"

영화 '반지의 제왕' 배우 모텐슨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 캐릭터 사용 비난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가 차용한 아라곤 이미지./사진=복스 트위터

“아라곤은 다국어 정치가다. 극우정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비고 모텐슨이 아라곤 캐릭터를 사용한 스페인 극우정당을 맹비난했다.


CNN과 가디언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의 극우정당 ‘복스’가 상대 정당을 비판하는 트윗에 아라곤 이미지를 쓴 데 모텐슨이 발끈했다고 밝혔다. 복스는 스페인 총선 당일 트위터에 스페인 국기와 자신들의 정당명을 등에 단 아라곤이 검을 들고 여러 정당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게재했다. 트윗에는 ‘전투를 시작하자 #스페인을 위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모텐슨은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에 보낸 편지에서 “복스 같은 극우정당이 선거 캠페인에 아라곤 캐릭터를 사용한 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굉장히 무지한 사람”이라며 “나는 복스의 미숙함을 비웃었지만 그들은 24석이나 얻었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작 소설에서 아라곤은 “중간계의 다양한 인종과 관습·언어·지식을 옹호하는 다국어 정치가였다”며 극우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복스의 메시지는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덴마크계 미국인인 모텐슨은 아르헨티나에서 자랐으며 스페인 마드리드에 살고 있다. 그는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진보적인 정치 성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왔다.

‘반지의 제왕’ 배급권을 보유한 워너브러더스스페인 역시 어떤 선거 캠페인에도 지식재산권 활용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