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병리과 정두현 교수·고재문 전임의 연구팀은 수술을 받은 비소세포 폐암 환자 80명의 암 조직과 폐암 모델 생쥐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암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인 인터류킨(IL)-23은 종양 안에 있는 ‘선천성 림프구 세포’의 유전자형을 1형에서 3형으로 변화시키고, 늘어난 3형의 선천성 림프구 세포가 분비하는 IL-17은 폐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했다.
사이토카인은 세포 표면에서 외부 침입자(항원)에 대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등 방어체계를 제어·자극하는 신호물질로 면역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중 감염성 질환과 외부물질에 대한 방어기능을 수행하는 세포인 백혈구가 생성·분비하는 인터류킨은 T세포·B세포·조혈세포의 발달·분화를 촉진, 면역계 조절에 관여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사이토카인은 수백종, IL은 30여종에 이른다.
림프구는 백혈구의 한 형태로 항체를 만들어 항원을 물리치는 B림프구, 세포독성 물질을 분비해 직접 항원을 물리치는 T림프구,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으로 다양한 표적세포를 죽이는 자연살상(NK)세포로 나뉜다. 비교적 최근 발견된 선천성 림프구 세포는 항원 특이성이 없는 면역세포로 천식 등 염증성 질환에서의 기능은 많이 알려졌으나 종양에서의 역할은 정립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의 의의에 대해 “암세포와 면역세포 간 상호작용이 폐암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냄으로써 폐암환자 면역치료의 새 타깃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폐암은 유병률이 높고 예후가 불량해 최근 생존을 높이는 면역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종양 생존에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종양 미세환경에 대한 이해가 면역치료법 개발에 필수적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