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9일 이사회를 열어 롯데리츠에 대한 약 4,200억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현물 출자해 롯데리츠의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현물출자는 롯데리츠가 리츠 영업을 본격적으로 해나가기 위한 첫 번째 자산 취득이다. 롯데리츠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온라인 시장 격화 등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 재원으로 쓰인다. 롯데는 향후 롯데백화점 강남점뿐만 아니라 백화점 타 점포를 포함해 대형마트, 슈퍼 등 다른 업태의 오프라인 매장까지도 리츠를 통해 현금 유동화에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강남점은 노른자 입지에 위치한 롯데쇼핑의 주요 핵심자산 중 하나인 만큼 이번 현물출자가 롯데리츠를 국내 대표 리테일 리츠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츠(REITs)’란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를 하거나 이를 운영함으로써 얻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개인투자자가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에 비해 과세 부담이 덜하면서도 소액으로 우량 자산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쇼핑이 롯데 리츠 육성은 주가가 떨어진 롯데쇼핑 주주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롯데리츠 상장을 통해 롯데쇼핑과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츠는 결산 때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의 최소 90%를 배당해야 한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에 부동산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배당재원은 리츠의 기초 자산인 부동산의 임차인이 지불하는 임대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임차인의 신용도가 중요하다. 유통업계 강자로 꼽히는 롯데의 신용등급이 높을 뿐 아니라 배당 예측 가능성이 높은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롯데리츠는 국내 리츠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행된 리츠가 대부분 기간을 한정해놓고 소수 투자자만 모집했던 것과 달리 롯데리츠는 기간을 정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공모하는 ‘영속형 공모상장리츠’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롯데리츠의 운영을 맡은 롯데AMC는 지난 3월 26일 국토교통부의 본인가를 얻어 설립됐으며, 4월 9일에는 롯데리츠에 대한 영업인가를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상태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