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의 빗나간 애정... 개운찮은 뒷맛 남긴 文 2주년 대담

文 "더 공격적 대담도 괜찮았다" 불구
지지층 사회자 태도 문제 지적 및 인신공격
文은 2주년 맞아 비서진들과 '청국장 오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보좌진과 식사를 함께한 뒤 걸어서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현 정책실장, 문 대통령, 조국 민정수석,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연합뉴스

취임 2주년을 맞아 지난 9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생방송 대담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때때로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갔다. 문 대통령은 2주년 당일인 10일에는 비서진들과 함께 삼청동의 한 식당을 찾아 ‘청국장 오찬’을 함께한 것 외에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청와대 직원들과 기자들에게 2주년을 기념해 수박, 딸기 등으로 구성된 과일 도시락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생방송 대담에서 사회자와 은근한 기싸움을 벌이면서도, 비교적 진솔한 모습으로 지난 2년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청와대 안팎에서도 대통령의 대담에 대한 평가는 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이날 날카로운 질문을 한 사회자에 대한 공격이 청와대 청원게시판 등 온라인 상으로 번지면서 다소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전날 대담 사회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대담이 끝난 이후에 문 대통령이 불쾌해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며 “오히려 더 공격적인 공방들이 오갔어도 괜찮았겠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실제 이번 대담을 준비하면서 지난해 미국 폭스뉴스가 문 대통령을 인터뷰했던 방식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질문과 문 대통령의 솔직한 답변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이 좋았던 점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역시 본인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득한 치열한 대담을 원했으나, 막상 지지층을 중심으로 사회자에 대한 인신공격 등이 이어지자 청와대도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의 지지층들은 전날 사회자가 문 대통령의 말을 끊고 질문하려 한 것이나, 야당이 주장한 ‘독재자’ 평가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것 등을 문제 삼았다.

한편 2주년을 맞은 문 대통령의 이날 ‘청국장 오찬’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수현 정책실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 10여 명의 비서진이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식당을 오가는 길에 마주친 시민과 악수하고, 일부 시민들과는 ‘셀카’를 찍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시민을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에 외부 식당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홍우·양지윤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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