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권욱기자
“한국미술을 해외에 수출하면 안 되나요. 우리가 기획한 전시도 외국으로 수출해야죠.”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미술의 국제화를 위해 “국제업무에 적극적·체계적·능동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부서를 미술관 내에 두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8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윤형근 회고전이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지난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시립 포르투니미술관에서 개막하게 된 것을 그 사례로 꼽았다.
한국미술의 국제화 전략을 위해 해외문화홍보원과 협약을 맺었다. 해외문화홍보원이 세계 각국에 둔 한국문화원은 우리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현지 거점이다. 윤 관장은 실질적 성과를 위한 첫걸음으로 “외국인이 20세기 한국미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개설서가 필요하다”며 “한국 근현대미술의 개요를 보여줄 수 있는 체계적인 내용이 있어야 효과적인 국제화 전략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아시아 미술의 거점으로 만드는 것도 우선순위에 올렸다. 아시아 미술문화가 주목받으면 국제무대에서도 존재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시아 미술을 보여줄 전시뿐 아니라 아시아권 기관 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한 인적 교류와 출판 교류도 추진할 계획이다.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싶어하는 윤 관장은 특히 과천관에 대해 “가족 중심의 미술관으로 미래의 미술소비자인 어린이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공원 같은 어린이미술관으로 강화하고 싶다”면서 “야외 조각공원은 숭배물처럼 근엄한 조각의 개념을 놀이터 개념의 조형물로 바꿔 ‘즐기면서 친해지는 조각공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부 현안으로는 그간 미술관 법인화 문제로 미뤄졌으나 지난해 ‘법인화 검토 중단’으로 임기제 인력의 정규직화 문제가 윤 관장의 숙제로 넘어왔다. 그는 “미술관 인력의 안정화가 현안 1순위”라며 “그다음은 직제 개편으로 미술관의 위상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차관급인 데 반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유일한 국립미술관인데도 관장이 문화체육관광부 2급 국장급이며 올해 예산은 632억원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