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망했다던 IS, 시리아·이라크 넘어 세계 곳곳서 악명

나이지리아서 군인 11명 살해 비롯해
인도에 IS 주(州) 해당하는 '월야트' 세웠다 주장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칼리프(이슬람제국 통치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시리아·이라크 지역 내 IS(이슬람 국가) 격퇴전 승리를 선언한 것을 비롯해 세(勢)가 대폭 준 것으로 보였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해외영토 확보를 주장하고, 외국 정규군을 공격하는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S는 선전매체 아마크를 통해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주(州)의 한 마을에서 나이지리아군 11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IS는 이에 대한 증거로 불에 탄 병영과 병사들의 시신 사진을 게재했다. 로이터는 병원 관계자 말 등을 인용해 전날 오후 6시 30분께 오토바이를 탄 무장조직원들이 마을을 습격해 주민과 병사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보르노주는 2002년 결성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근거지다. 보코하람은 2015년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IS 서아프리카 지부’(ISWAP)로 활동하고 있다.


IS는 전날에도 아마크를 통해 인도 북부 잠무카슈미르주 내에 ‘힌드 윌라야트’라는 자신들의 거점 지역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슈미르 남부 쇼피안 지역의 한 마을에서 인도 병사를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윌라야트는 IS의 주(州·province) 또는 지부에 해당하는 단위로 시리아·이라크 외부에 10여개의 윌라야트가 자율권을 갖고 활동한다. IS가 인도에 윌라야트를 세웠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S가 새 윌라야트 설립을 주장한 것은 시리아·이라크의 ‘칼리프 국가’(이슬람 신정일치)를 상실한 이후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IS는 최후의 저항지였던 시리아 바구즈에서 패하면서 지도상에서는 사라졌지만, 외려 과거 칼리프 국가 점령지였던 시리아·이라크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악명을 떨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IS는 3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를 낸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테러 역시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히면서 IS 최고 통치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극단주의 감시 매체 ‘시테’의 리타 카츠 대표의 말을 인용해 “IS의 실질적 통치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 주를 건립했다는 주장 자체는 터무니없는 것일 수 있지만,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에게는 칼리프국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취지가 될 수 있기에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라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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