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잘나오는 메리츠화재...'야수가 돼라' 외친 김용범

1분기 신계약 매출 31% 증가에도
'인보험 1위 탈환' 고삐죄기 분석


‘아직 우쭐해 할 때가 아니다.’


펫보험 확대 등 최근 수년간 경쟁사들이 하지 않는 시장을 만들고 실적 성장도 꾸준하게 내고 있는 김용범(사진)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야수성 회복’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현재의 성장세에 만족하지 말고 대내외에 알렸던 ‘원대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렬한 마음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최근 사내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메리츠화재가 쭉 성장해왔고 여러 가지 내부 목표를 달성했지만 만족하기에는 이르다”며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야수성 회복”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경영에 접목해 국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펫보험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수평적 기업문화를 강조해왔다. 특히 장기보장성 인보험 신계약 매출은 지난해 삼성화재에 이어 2위로 급부상하면서 경쟁사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4분기 메리츠화재의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은 39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 증가했다.

실적이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김 회장이 ‘야수성 회복’을 강조한 것은 인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를 누르고 1위를 탈환하기 위한 고삐 죄기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월 들어 인보험 신규 매출이 삼성화재와 다소 격차가 벌어지자 김 부회장이 의도적으로 센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8부 능선을 넘어야 산 정상을 밟을 수 있는데 8부 능선을 넘었다고 쉬거나 안주하면 정상 진입이 어렵다는 판단도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야수성이 있어야 건강한 분노가 표출되고 전체 조직이 빛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서도 “경영진부터 야수성을 회복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의 첫 종합검사 대상이 된 데 대해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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