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대표
“매년 80만 명이 넘는 은퇴인구는 자산운용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은퇴자들은 주식시장의 등락과 상관없이 꾸준히 수익을 내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큽니다. 이에 맞춰 연 7~8% 수익을 내는 다양한 펀드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원종준(사진)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공모펀드의 고전은 산업과 인구 변화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큰 산업군이 번갈아 치고 나가면서 증시를 이끌어야 액티브 주식형 펀드가 지수 대비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반도체도 업황 사이클이 끝나고 이제 5G 정도를 제외하고는 주도산업을 찾기 힘들어 공모펀드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인구 변화의 측면에서도 사모펀드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원 대표는 “58년 개띠가 만 60세 되는 올해부터 매년 80만 명이 은퇴한다. 이들은 ‘대박 펀드’보다 연 6~8%대의 중위험 중수익을 꾸준히 내는 상품을 원한다”고 말했다. 라임은 이 같은 수요에 딱 맞는 펀드들을 성공적으로 운용하며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올 들어서만 약 1조7,00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아 자산이 5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인기몰이를 했던 사모 운용사 중 일부는 하락장에서 수익률이 급락하며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라임은 시황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큰 주식 롱숏 헤지펀드보다 부동산, 메자닌, 사모채권 등의 대체자산·채권 투자가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A-이상 신용등급 회사채에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는 채권형 헤지펀드가 돌풍을 일으키며 올 들어 1,600억원 이상 자금을 모았다.
원 대표는 지난해 금융당국에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공모펀드 운용사 전환이 완료되면 은퇴자나 연금운용 수요 맞는 연 7~8%의 수익을 내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연금용 대체펀드 등을 만들 계획”이라며 “사모펀드 운용에 전문성을 쌓은 만큼 여느 운용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