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국제금융시장] 미중 무역협상 경과와 월마트 등 실적 주목

뉴욕증권거래소(NYSE) 관계자들이 전광판을 통해 주식거래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 우려 속에 큰 폭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2.12%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3% 폭락했다.

주 초반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중국 관세 부과 트윗에 하락했다. 협상을 타결짓는 듯했던 양국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트윗이 최종 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이며, 양국의 협상이 결국 타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다소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를 다시 확인하면서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졌다. 미국은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했고 중국도 이에 추가 관세로 맞대응 하면서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여기에 주중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또 발사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했다.

하지만 주 후반 협상 결렬에도 향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제기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실제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류허 부총리와 협상을 마무리한 이후 “건설적 대화가 있었다”고 말해 기대를 제공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이 예고한 3,25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기 전에 중국에 3~4주가량의 협상 기간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시진핑 주석과 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향후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주가를 일정 부분 회복시켰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한 주간 7.6bp(1bp=0.01%포인트) 내린 2.455%를 기록했다. 2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들어 각각 8.7bp, 5.2bp 떨어졌다.

지난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관련 소식에 미 국채 값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무역 협상 결렬 우려 속에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수요는 이어졌다. 또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을 밑돈 점도 국채 값 상승을 지지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3% 올라 시장 전망치인 0.4% 상승을 하회했다.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고정 수익을 주는 채권값에는 악재가 되고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잠잠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채권투자자들은 채권을 보유할 이유가 생긴다.

다만 주 후반 무역 협상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극도의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잦아들어 미 국채 값은 상승 폭을 줄였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외환시장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이번주 내내 달러를 압박하며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0.16% 하락해 2주 연속 내렸다.

미국이 10일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공식 인상한 영향으로 장초반 달러는 낙폭을 키웠다. 중국은 보복 조치를 거론하며 반발했다.


미·중 무역협상 결렬 우려로 주중 달러보다 더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화 등 안전통화 강세가 대체로 이어졌다.

하지만 주 후반에는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도 다소 살아났다. 그동안 이익을 봤던 안전통화에서 빠져나와 위험에 민감하고 특히 상품에 연계된 통화로 투자가 몰리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낙폭이 컸던 터키 리라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 영향으로 3% 이상 급등했다. 터키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겨났다.

캐나다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캐나다 달러도 상승했다. 캐나다 달러는 3월 이후 대부분 상승했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에 위치한 원유 시추기 /로이터연합뉴스

◇원유시장

지난 주 원유 가격은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등 무역 긴장 고조에도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며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한 주간 0.5% 내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도 지난 한 주간 0.32% 내렸다.

지난 주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 협상 전개 상황과 산유국의 공급 차질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관세 인상이 경기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과 이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 등이 우위를 점하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지만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등 공급자 측 상승 요인도 많은 만큼 유가는 지지력을 유지했다. 이란 제재 강화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점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리비아 정치 불안 등 공급 차질을 야기할 수 있는 불안 요인과 이란이 미군을 공격하려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B-52 전략 폭격기들을 카타르에 급파하는 등 중동 지역의 군사적인 긴장감 고조도 영향을 미쳤다.

/UPI연합뉴스

◇주간전망(13~17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라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의 4월 소매판매 등 글로벌 경기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지표들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지, 반면 전면적인 관세 부과로 상황이 더 악화할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양국의 관련 인사들의 발언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의 불확실성이 짙어 증시가 방향성을 정하기보다는 추가 협상과 관련한 발언과 뉴스 등에 따라 출렁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와중에 글로벌 경기 상황을 가늠할 주요 지표들도 나온다.

미국 4월 소매판매를 비롯해 독일의 1분기 성장률, 중국의 4월 산업생산 등이 발표된다.

중국과 미국 등의 1분기 성장이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최근 지표를 보면 경제가 다시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지표 결과에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

또 지난 주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관세 인상으로 소비가 타격을 받을 경우 금리 인하도 검토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연준 인사들의 금리 관련 발언도 주가를 자극할 전망이다.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기업 실적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 주는 특히 경기 상황을 점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실적이 나온다. 월마트 외에 대표적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중국의 알리바바 등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북한과 이란 등 미국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과 관련된 지정학적 요인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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