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T에 귀한 대접 받는 '韓 5G 기술'

SKT-MS, 5G와 AI 융합 협력 MOU 체결
클라우드 통신지연 최소화 MEC 기술 주목
美 세일스포스 CEO도 KT 찾아 제휴 논의

박정호(왼쪽) SK텔레콤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지난 3월 미국 레드몬드 MS 본사에서 ICT 분야 포괄적 협력에 합의하며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세계 최초 5세대(5G) 상용화로 기술력과 노하우를 장착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국제 무대에서 한층 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의 통신 지연을 최소화하는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술이나 각종 솔루션 등을 향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강자들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SKT(030200))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사업기회 발굴을 위한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프로그램(JIP)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주된 협력 분야는 MS의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술과 SKT의 5G 등 정보통신기술(ICT) 간 융합이다.

MOU에 따라 양사는 지난 2월 SKT 빅데이터 솔루션 ‘메타트론’의 개발과 업데이트를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에서 진행한 데 이어 스마트 팩토리를 포함한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사업 분야로 협력을 확장하고 신규 사업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메타트론은 이미지를 기반으로 불량품을 걸러내는 기능을 갖춰 스마트팩토리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양사는 SKT의 AI 플랫폼 ‘누구’와 MS의 AI 플랫폼 ‘코타나’의 역량을 모아 AI 스피커, 기업 솔루션 영역에서도 차별화한 상품·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또 SKT의 5G 네트워크·미디어 사업 역량과 MS의 클라우드 경쟁력을 결합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SKT는 MS의 업무 협업 플랫폼 ‘MS 365’를 도입하고 기업문화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 일하는 방식도 바꿔 ICT 관계사로 확산할 계획이다. MS ‘서피스’와 ‘오피스365’ 같은 솔루션을 SKT의 상품·서비스와 결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SKT는 이번 협력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게임 체인저가 될 차별화한 상품·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제이슨 젠더 MS 애저 수석 부사장은 “SK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클라우드와 AI로 고객들에게 혁신적이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OU는 지난 3월 말 박정호 SKT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간 만남에서 비롯했다. 박 사장은 당시 미국 MS 본사를 찾아 나델라 CEO를 만나 직접 주요 의제를 논의했으며 지난 두 달 간 실무 협의를 거쳐 상세한 내용을 확정했다.

시가총액만 1조달러(한화 약 1,180조원)에 달하는 MS 수장이 SK그룹의 계열사 사장과 나란히 선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MS의 클라우드 전략에 SKT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특히 SKT가 보유한 MEC 기술은 데이터 통신 전송 단계를 줄여 지연 시간을 최대 60% 감소시켜 클라우드 서비스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앞서 박 사장이 “톱 5에 드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MEC와 관련해 굉장히 뜨겁게 문의한다”고 밝혔듯, MEC는 이번 박 사장과 나델라 CEO간 회동의 주요 연결고리로 관측된다. 다만 SKT 관계자는 “전반적인 ICT 부문 협력으로 MEC를 특별히 논의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MEC 기술과 더불어 ‘5G IT 에지 클라우드’를 상용화한 KT 역시 글로벌 제휴 문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클라우드 컴퓨터 솔루션 제공 업체 세일스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가 처음으로 방한해 5G 관련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는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응용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한 글로벌 기업 간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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