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대륙이 찍으니 몸값 쑥...불붙은 '바나나 전쟁'

튀김용 저품질 먹던 중국인들
필리핀산 상급 바나나에 꽂혀
中유통사 현금다발 들고 농가찾아
웃돈 주고 韓日 수출물량 가로채
韓, 수급 원활 중남미산으로 대체
신세계푸드 등 수입선 다변화 나서


한국인들에게 ‘바나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필리핀이다. 실제로 필리핀은 세계 최대의 바나나 산지 중 하나다. 지난해 방한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신세계푸드(031440)는 2017년 ‘바나밸리’로 이름 붙인 에콰도르산 바나나 브랜드를 출시하고 매년 중남미산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롯데마트도 2016년 과테말라에 이어 2017년 멕시코에서 생산된 바나나를 들여오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페루와 에콰도르산 바나나 수입을 본격 확대한 데 이어 올 3월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베트남산 바나나를 저렴한 가격대에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남미산으로 눈을 돌리면서 필리핀 바나나의 수입 비중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2015년 90.4%에 달했던 필리핀산 바나나의 수입 비중은 지난해 77.7%까지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에콰도르와 과테말라 등 중남미산은 7.0%에서 20.0%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또 2015년만 해도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산 바나나도 매년 수입물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랍스터와 아보카도, 치즈 등 중국인들이 먹기 시작한 식재료의 국제 거래가격이 급등하면서 품귀 현상끼지 빚어진 적이 있다”며 “바나나 소비의 성수기인 5~7월을 맞아 업체 간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OTRA에 따르면 2010년 연간 2톤에 불과하던 중국의 아보카도 수입량은 지난해 4만톤으로 급증하면서 멕시코산 아보카도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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