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KB금융(105560)지주가 지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대표이사 등 임원들이 자사주를 헐값으로 매각해 피해를 봤다며 현대증권 노동조합과 소액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종 패소했다. 이로써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를 둘러싼 사측과 노조·소액주주 간의 소송이 3년 만에 마무리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은 현대증권 노조와 소액주주 17명이 윤경은 전 현대증권 대표이사와 이사진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상고를 기각했다.
2016년 3월 현대증권 주식이 KB금융지주에 1조2,375억원에 매각되면서 KB금융지주는 지분율 22.56%로 최대주주가 됐다. 같은 해 8월2일 윤 전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감사위원 등은 이사회를 열어 현대증권의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자원 확보 목적으로 주당 6,410원에 자사주를 매각했다.
현대증권 노조와 소액주주 등 원고들은 ‘자사주 매각 처분’이 오로지 대주주인 KB금융지주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대주주에게 유리한 매각조건이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섰다. 자사주 매각가가 현대그룹이 KB금융에 매각한 주가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해 헐값이라는 이유였다.
1·2심 재판부는 현대증권과 KB금융지주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했기 때문 헐값매각 당시 주주들이 현대증권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보고 소송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반대주주의 주식을 포함해 모든 주식을 강제적으로 이전하는 상법상의 제도다. 기존 회사의 주식은 주식을 교환하는 날 효력을 상실한다.
아울러 2심은 KB금융지주가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 자사주 처분 등을 진행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들의 소송 진행 저지를 위한 것 아니라고도 봤다. 대법원도 1·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