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IOC선수위원? 올림픽부터 가야죠"

KLPGA 두산매치플레이 기자회견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통해
자격요건 갖추는게 최우선"
올림픽 2연패에 강한 의지

박인비(오른쪽)와 김지현이 14일 두산 매치플레이 포토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박인비(왼쪽)와 유소연이 14일 두산 매치플레이 기자회견 중 밝은 표정으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KLPGA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도전의 기회를 잡는다면 그것 자체로 엄청난 일일 것 같아요.”

14일 ‘골프여제’ 박인비(31·KB금융그룹)는 주변에 IOC 선수위원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는 소문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없다”면서도 “일단은 올림픽에 두 번 출전해야 한다는 자격요건을 충족시키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날 강원 춘천의 라데나GC에서 진행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기자회견에 참석해 올림픽 및 선수위원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박인비는 “선수위원 기회 자체가 불가능한 것을 해내는 기분일 것 같은데 내년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게 우선”이라며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만 해도 ‘다음 올림픽까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아직은 해볼 만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남은 1년여간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대표팀에 선발되는 게 메달을 따는 것만큼 어렵기 때문에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훌륭한 후배들을 응원할 자세가 돼 있다. 그럴 위치에 있다는 것 자체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기간 선수 투표로 뽑는 IOC 선수위원은 IOC 활동과 올림픽 등에서 선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에 참가하고 올림픽 종목 결정에도 참여한다. 임기는 8년이며 국가원수급 예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이 현재 국내 유일의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리우에서는 올림픽이 임박한 시점의 세계랭킹 순으로 국가별 최대 4명이 올림픽에 나갔다. 현재로서는 이 규정이 도쿄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한국의 톱4는 1위 고진영, 3위 박성현, 6위 박인비, 9위 김세영이다. 12위 유소연(29·메디힐)도 한국 선수 중 다섯 번째라 얼마든지 올림픽 티켓을 노려볼 수 있다. 유소연은 “올림픽 골프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가 더 역사도 깊고 권위 있는 무대라고 생각했는데 (박)인비 언니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과 그 이후의 행보들을 보고서는 어떤 메이저보다도 더 임팩트 있는 대회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을 계기로 골프를 모르는 분들도 인비 언니를 많이 알아보신다고 하더라. 골프선수로서 골프 대중화만큼 영광스러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쿄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인비와 유소연은 15~19일 두산 매치플레이에 참가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KLPGA 투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2연패에 도전한다. 유소연은 KLPGA 투어 소속이던 2009년 동기생 최혜용과 무려 9홀 연장 끝에 이 대회에서 우승한 기억이 있다. 유소연은 “어제(13일)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10년 전 연장을 벌였던 그 홀을 가봤는데 신기하게도 어떻게 경기했는지 다 생각이 났다. 미국에서도 압박감이 드는 상황을 맞았을 때 이 대회를 생각하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박인비는 “2017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14경기를 하는 동안 딱 한 번 졌다. 출전을 손꼽아 기다리는 대회”라며 “그린이 빠르고 상태가 좋아 미국 메이저대회를 준비하기에 딱”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장은수·임은빈·허다빈과 같은 조에 편성됐고 유소연은 김자영·김민선·임희정과 한 조에 묶였다. 64명이 1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한다.
/춘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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