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중국 소비 관련 투자, 지금이 적기다

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장

중국 경제는 이미 소비주도경제로 전환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민간소비와 수출이 각각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슷했으나 현재는 그 차이가 두 배로 확대됐다. 소비가 GDP 성장의 3분의2만큼 기여한 데 비해 수출의 기여도는 0에 가깝다. 경상수지 흑자가 많이 축소된 점도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낮은 임금 수준은 수출에 유리한 반면 높아진 소득 수준은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성장한 북미를 발판으로 다수의 세계적 브랜드가 탄생했다. 나이키·맥도날드·스타벅스·에스티로더·애플·필립모리스 등은 오늘날 우리에게 친숙한 브랜드다. 삼성전자·도요타·로레알·네슬레·LVMH와 같이 미국 국적이 아닌 곳도 글로벌 브랜드 또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이 결정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 소비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전히 미국과 중국의 경제 수준 격차는 크다. 중국의 1인당 GDP는 미국의 15% 수준이며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도 미국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국은 소비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의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의 비중이 미국에 비해 작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0% 이상 증가했으며 최근 둔화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한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은 이전 세대보다 소비 성향이 강하고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정부는 2조위안 규모의 부가가치세(VAT) 감세와 개인소득세 공제 등을 통해 민간소비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가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연적인 방향 전환이라고 판단된다.

중국 소비재 기업이라고 다 투자가 유망한 것은 아니다. 중국의 소비 경향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최근의 화두는 소비 업그레이드이다. 중국 소비자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다. 선호하는 브랜드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한때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한국 화장품과 자동차·패션·식품 브랜드가 예전만 못한 데는 이러한 변화에 잘 대응하지 못한 면이 크다.

성장둔화 우려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투자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브랜드 중심의 소비재 기업은 기술 중심의 기업에 비해 장기투자로 접근하기가 유리하다. 유망한 소비재 기업을 잘 선별할 수 있다면 경제구조의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에 주가 부담까지 낮아진 지금이야말로 길게 보고 투자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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