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 CJ·롯데 '상영관 몰아주기' 금지법 추진

'문화산업 공정화' 발의 준비
위반땐 벌금 1,000만원 부과

지난달 28일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기 위해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로비에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군함도’ ‘어벤져스’ 시리즈 등 대형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가 개봉할 때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극장 체인을 보유한 대기업이 같은 그룹의 계열사가 투자·배급한 영화에 상영관을 몰아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한다.

14일 정치권과 영화계에 따르면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안’(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우 의원은 법안 발의를 위한 최소 요건(의원 10인 서명)을 충족하고 15일 해당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문화산업 전반에 걸친 불공정 거래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를 담은 이 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같은 그룹의 계열사가 제작한 상품을 다른 회사가 제작한 상품과 차별해서 취급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못 박은 대목이다. 이는 사실상 CJ와 롯데컬처웍스 등 대형 콘텐츠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CJ CGV나 롯데시네마 같은 복합상영관이 같은 그룹 계열사가 제작하거나 투자·배급한 작품에 상영관을 일방적으로 배정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CJ CGV는 지난 2017년 CJ엔터테인먼트 작품인 ‘군함도’ 개봉 당시 이 영화의 상영 점유율을 다른 대형 멀티플렉스보다 3% 정도 높게 책정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우 의원의 이번 법안은 스크린 독과점 소지가 발견될 경우 문화체육관광부가 극장 사업자에 영화 편성 기준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해당 법안에는 가요계의 음원 사재기를 통한 차트 순위 조작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안은 영화·가요계 등 대중문화 분야에서 불공정 행위가 적발될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내린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매년 2회 범위 안에서 1,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우 의원은 지난 4월 발의한 ‘스크린 50% 제한’ 법안과 이번 제정안을 연계해 법안 소위에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크린 50% 제한’ 법안의 정식 명칭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오후1~11시의 프라임 시간대에 총 영화 상영 횟수의 50%를 초과해 상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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