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시장 판 뒤집는다"

■삼성, 美서 파운드리 포럼
IBS "삼성 GAA 공정기술
대만 TSMC보다 1년 앞서
인텔과는 2~3년 차이" 진단
내년 개발 마무리…2021년 양산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설계)의 판을 바꿀 기술로 불리는 GAA(Gate-All-Around)에서 업계 부동의 1위 TSMC보다 1년, 인텔보다 2~3년 앞서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재 업계를 주름잡는 핀펫 공정에서도 TSMC 기술력을 제쳤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차세대 공정에서도 경쟁사를 따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내년 GAA 공정 개발을 마무리하고 이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GAA 기술 알리기에 들어갔다.

15일 파운드리 전문컨설팅 업체 IBS는 삼성의 GAA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발표했다. GAA는 TV 시장에서 브라운관 TV가 평판 TV로 바뀌며 시장의 판이 송두리째 변모한 것처럼 파운드리 시장에 변화를 촉발할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현재 파운드리 경쟁이 ‘얼마나 미세화를 잘하느냐’에 달렸다면 GAA는 반도체 구조 자체를 바꾸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업체가 이 원천기술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여기서 삼성은 TSMC보다 1년, 인텔보다는 최장 3년을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업계의 한 임원은 “10나노 때부터 핀펫 공정이 파운드리 업계의 대세였는데 미세화에 한계가 있어 개발만 된다면 더 좋은 공정으로 평가받는 게 바로 GAA”이라며 “오는 2030년 비메모리 분야 1등을 노리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GAA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이 이미 7나노부터 TSMC를 제치기 시작해 5나노 공정 개발을 끝냈을 만큼 핀펫 공정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구조적 혁신이라 할 GAA에서도 앞선다는 것은 현재 점유율과 별개로 미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GAA를 3나노 공정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삼성은 올 들어 기술 진척에 속도를 내는 한편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미국 산타클라라 매리엇호텔에서 개막한 ‘파운드리 포럼 2019’는 그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은 이 포럼에서 3나노 GAA의 공정 설계 키트를 퀄컴·애플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들에게 배포했다.

공정 설계 키트는 파운드리 회사의 제조공정에 최적화된 설계를 지원하는 데이터 파일이다. 이를 활용하면 팹리스 업체가 제품 설계를 쉽게 할 수 있어 시장 출시까지 소요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 특히 삼성의 GAA 공정은 최신 양산 공정인 7나노 핀펫 대비 칩 면적과 소비전력을 각각 45%, 50%가량 줄일 수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빨리 기술을 확보해 상용화로 갈 것”이라며 “로드맵(2020년 공정 개발, 2021년 양산)대로 실행해 옮기면 파운드리가 비메모리 분야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의 파운드리 포럼은 미국을 시작으로 △6월 중국 △7월 한국 △9월 일본 △10월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