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서울 역삼동 현대글로비스 본사에 기업집단국 소속 조사관 10여명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제철 등 계열사들을 동원해 사돈 기업인 삼표를 부당 지원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의 부인 정지선 씨는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의 장녀다. 정몽구 회장과 정도원 회장은 사돈지간이다.
공정위는 현대차그룹이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 간에 맺어지는 석회석 등 운송 계약에 삼표를 끼워 넣어 일종의 ‘통행세’를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참여연대 등이 공정위에 신고한 건이다. 이들은 광업회사→물류회사→현대제철로 이어지는 계약 구조에 현대글로비스와 삼표가 중간에 끼어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 수석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분을 29.9%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운송비를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 맺었는지도 들여다 보고 있다. 운송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벌크운송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 물류업체들과 갈등을 빚었고, 이것이 공정위 조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