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신규 벤처투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설법인 수가 10만개를 돌파해 새로운 도전을 향한 혁신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저임금근로자 비중과 임금 5분위 배율이 역대 최저로 낮아졌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수출 6,0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우리 경제의 외연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재정이 마중물이 되고, 민간이 확산시켜 이러한 효과가 나왔기에 확장적 재정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임금 5분위 배율은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인데 실직자나 자영업자가 빠져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여파로 일자리에서 밀려난 이들이 배제돼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 소득 동향’을 보면 상위 20% 가구 소득을 하위 20% 가구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2017년 4분기 4.61배에서 5.47배로 확대됐다.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분배가 악화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 “거시경제에서 굉장히 탄탄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큰 그림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고용 통계에 있어서도 문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KBS 특집 대담에서 “올해 2~3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5만명 수준으로 높아졌고 정부는 그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초 계획상 15만명으로 목표치를 잡았는데 이를 20만명 정도로 상향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4월 고용동향에서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7만1,000명 증가해 석 달 만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 수 감소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제조업 일자리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통계청장)는 “대통령이 개선됐다고 강조하는 지표는 임금근로자들이 대상으로 자영업자와 실직자, 고용 취약계층까지 포함한 각종 지표들은 악화했다”면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폐해는 임금 근로자가 아닌 취약 계층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지난해 수출 6,0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올해는 5개월 연속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쉽지 않다는 전망이 강하다. 지난해 12월(-1.3%), 올해 1월(-5.9%), 2월(-11.1%), 3월(-8.2%), 4월(-2.0%)에 이어 이번 달 1~10일 수출액은 130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4% 줄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상반기 내내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정부와 한국은행의 기대와는 달리 미중 무역분쟁 등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반기에도 수출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세종=황정원·한재영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