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빌리에 위치한 넥슨 사옥
지난 15일로 예정됐다가 또 미뤄졌던 넥슨 본입찰이 다시 6일 앞으로 다가왔다. 넥슨이 이번에는 과연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예정됐던 넥슨 매각이 지난 15일로 미뤄졌지만 또다시 24일로 연기됐다. 적격 예비후보(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수 후보 중 한 곳이 자금을 지원할 금융사의 투자확약서를 확보하지 못했고, 이에 매각주관사인 도이체방크·모건스탠리에 입찰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넥슨의 값비싼 몸값이 주된 원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넥슨은 세계 10위권에 해당하는 거대 글로벌 게임업체로 누가 넥슨의 새 주인이 될지에 따라 게임업계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흥행작이 없다. 지난달 출시한 ‘트라하’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 안팎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넥슨의 성장성을 담보하기에 아직은 역부족이다. 이런 현실에서 15조원 안팎의 금액을 투자하는 데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넥슨 매각주관사는 지난 3월 예비입찰에서 적격 예비 후보를 카카오 컨소시엄, 텐센트 컨소시넘, MBK 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스(KKR), 베인캐피털 등 5곳으로 좁혔다. 이들은 넷마블과 삼성전자 등 수십 개의 국내외 기업과 접촉해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해왔고, 매각주관사는 이들 외에도 지난달 말 인수설이 불거진 디즈니 등 여러 해외 기업들에도 인수 참여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중국 텐센트가 입찰에 참여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 ‘빅3’ 중 하나인 넷마블의 3대 주주이고,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 업계에 지배력도 높을 뿐만 아니라 현금성 자산을 17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텐센트가 넥슨의 새 주인이 되면 사드 보복으로 막힌 게임콘텐츠의 중국 출시를 텐센트가 지원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 게임업체들도 과연 이번에는 더 이상 연기되지 않고 본입찰이 진행될 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중소게임업체 관계자는 “가격이 조금 내려가더라도 매각이 진행되기는 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 업체들은 인력이 부족한 만큼 매각 후 진행될 수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 시 나오는 우수 개발자들을 데려올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