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PICK-바이오루키]<1>SCM생명과학:줄기세포 고순도 분리 독보적…"11월 상장"

'층분리배양법' 경쟁사보다 월등
사업성 높아 내달 기술평가 신청
'바이오 마당발' 이병건 대표 영입
IPO 준비·해외시장 진출도 속도
'한투파' 창업부터 길라잡이 역할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

한진그룹은 2014년에 줄기세포 개발 자회사 ‘호미오세라피’를 청산하기로 결정한다. 주력인 항공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질뿐더러 누적된 영업적자로 이익실현이 요원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한 직원들은 포기할 수 없었다.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특허 등 기술력만큼은 확실했기 때문. 임직원들은 회사명을 SCM생명과학으로 바꾸고 연구자금을 투자해줄 곳을 찾았다.

SCM생명과학의 줄기세포 연구개발 실험실.

이때 김연준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가 등장한다. SCM생명과학이 갖고 있는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에 투자(지분율 13.1%)를 단행했다. SCM생명과학은 이미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치료제로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치료제를 얼려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상태였다. 줄기세포를 추출할 대상과 이를 보관할 기간이 늘어난 만큼 사업성도 높아졌다.

떡잎부터 달랐던 SCM생명과학은 자금문제가 해결되자 성과가 곧 나타났다.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기술은 독보적이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임상 2상, 췌장염 1·2상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호주에서 아토피 피부염 임상도 돌입한다. 층분리배양법 기술을 활용하면 다른 회사 대비 순도 높은 줄기세포 배양이 가능하다. 1mL의 골수로 최소 50명 이상의 환자 치료가 가능하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 1회 투여당 20mL의 골수가 필요한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이다.


기업공개(IPO)를 위해 착실히 단계를 밟고 있다. 녹십자 대표이사 및 종근당 부회장을 지낸 이병건 박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 역시 IPO를 위한 포석이다. 이 대표는 줄기세포 전문가이자 바이오업계 ‘마당발’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SCM생명과학은 다음 달 기술평가를 신청하고 이르면 올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있는 모습

SCM생명과학은 연구시설뿐 아니라 줄기세포 제조시설도 갖추고 있다.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이를 세포보관실로 옮겨 GVHD, 급성췌장염, 아토피 피부염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공급하고 있다. 일반 바이오 기업이 연구개발만 진행하고 생산은 외주를 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줄기세포치료제는 환자의 상태에 맞게 생산되는 맞춤형 의약품으로 연구개발과 생산이 함께 이뤄지는 것이 아직 유리하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직원수도 60여명으로 다른 바이오 기업(약 20여명 수준)에 비해 많았다.

줄기세포 제조시설에 부착된 품질관리(QC) 안내도.

연구와 제조를 동시에 담당하는 만큼 품질관리(QC)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이 대표는 “기술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QC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줄기세포를 운반할 때 직접 들고 다니지 않고 멸균 처리된 특수한 통로를 통해 전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포치료제 제조소 곳곳에 QC를 강조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을 정도다.

이 대표는 “한투파 등 여러 VC들의 투자로 기업이 성장하고 상장까지 준비하게 됐다”며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QC 강화와 기술개발로 미국, 호주,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해 기업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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