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여경 논란 "조무사라고도 하지마" 해명할수록 커지는 '여경무용론'

대림동 주취난동 사건 원본영상 캡처

서울 금천구 대림동에서 발생한 주취난동 체포과정에서 여성 경찰관(여경)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체포 당시 여경은 소극적이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다른 사례들의 사진과 영상이 쏟아지며 ‘여경 무용론’ 논란이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술취한 남성 A씨로부터 뺨을 맞은 남성 경찰관이 그를 제압하려 하자 술취한 남성 일행 B씨가 여경을 밀치고 남성을 뒤로 끌어내는 동영상이 게재됐다.

이 과정에서 여경이 힘없이 밀려나면서 대응미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여경은 남경이 B씨를 제압하는 사이 A씨를 체포하려 했다. 그러나 홀로 제압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여경이 “남자분 한 분 나오세요”라고 말하는 장면과 “(수갑을) 채우세요”라고 말하는 음성이 현장에 있던 시민이 촬영한 영상에 담기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의 뉴스가 이 과정을 재편집하며 서로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네티즌은 여경이 제압됐던 A씨를 제포하지 못하고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수갑을 채워달라고 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여경무용론’까지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에 경찰은 “여경도 피해자를 제압했고,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여경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매뉴얼을 어긴 것이 아니며, 수갑을 채우라는 지시는 현장에 도착한 교통경찰관에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수갑을 채운 사람 역시 시민이 아니라 교통경찰관이라는 설명이다.

시민들은 영상에 담긴 모습만으로도 치안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경찰이 만취한 남성에게 밀쳐져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데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매뉴얼을 어긴 것이 아니라’는 해명에만 급급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방송사별 뉴스가 제각각으로 편집되자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원본영상의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여경의 부실한 현장대응이 담긴 영상은 물론 심지어 초등학생이 여경과 같은 기준으로 체력시험을 보는 영상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치안 조무사라고 하지마라. 조무사가 밖에 환자분 주사 좀 놔요 하는 것 봤냐”라는 글을 올려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또 17일에는 ‘대림동 경찰 폭행 사건의 논란에 대해 공영방송에서 시행한 언론조작. 진상규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아직 검토중임에도 이틀 만에 1만8천여명이 서명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경 불신을 해소하려면 부실 체력 감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최근 대림동 여경 논란이 여경 무용론으로 확산하는 것은 이처럼 여경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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