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에 눈맞춘 중년

4050男, 4월 판매량의 59% 차지
넉넉한 실내·합리적 가격에 인기
새로운 '아빠 SUV'로 자리매김

현대차 팰리세이드.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주요 구매층은 40대 이상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7~8명이 타도 넉넉한 실내공간 및 적재공간과 동급 차량과 비교했을 때 합리적으로 책정된 가격에 힘입어 팰리세이드가 새로운 ‘아빠차’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출고된 팰리세이드 2만6,540대 중 개인정보 공개에 동의한 1만9,177명의 고객을 분석한 결과 연령별로 40대가 6,458명(33.6%)을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50대는 4,883명(25.5%), 60대는 2,446명(12.8%) 순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전체의 71.8%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 고객이 압도적이었다. 남성 고객은 1만5,852명으로 전체의 82.7%였으며 여성은 3,325명(17.3%)으로 집계됐다. 이는 싼타페와 베라크루즈의 남성 고객 비중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싼타페TM의 남성 고객 비중은 80.5%였으며 베라크루즈는 79.1%였다.

다만 출시 초기에 비해서는 주 고객층이 40대 이상 남성이라는 현상은 조금씩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출시한 뒤 한 달가량 지난 1월에 구매층을 분석했을 때 남성 비중은 85.2%, 40대는 37%로 현재보다 더 높았다.


경유차에 대한 선호가 줄어들고 있지만 팰리세이드는 디젤 엔진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출고 차량 중 디젤 엔진 차량을 구매한 고객은 71.5%였으며 가솔린 엔진을 선택한 사람은 28.5%에 그쳤다. 팰리세이드는 3.8 가솔린 엔진을 기본으로 하고 2.2 디젤 엔진을 선택할 경우 147만원 정도의 추가 금액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초기 구매 비용이 다소 비싸지만 유지비가 훨씬 저렴한 디젤 트림을 더 많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가솔린 모델은 연비가 ℓ당 9.3㎞지만 디젤은 12㎞를 훨씬 넘는다”며 “100만원에 육박하는 세금이나 힘을 비교하면 디젤 모델의 경쟁력이 더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색상은 흰색이 가장 많았다. 화이트그림의 비중이 36%를 기록했으며 타임리스블랙(21.8%), 문라이트클라우드(20.1%), 스틸그라파이트(19.6%)는 엇비슷했다. 타이가브라운 색상을 선택한 경우는 2.8%에 불과했다. 아울러 대형 SUV답게 전자식 사륜구동 모델(AWD)에 대한 선택이 많았다. AWD 모델이 58.2%를 차지했고 전륜 구동 모델은 41.8%였다.

한편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6,483대를 판매해 전달(6,377대) 대비 판매량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미 올해 들어 2만4,632대를 팔아치워 현대차가 올해 초 잡았던 연간 목표 생산량(2만5,000대)에 육박한 상태다. 아직 4만대 이상의 계약 대기 물량이 남아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연간 생산량 목표치를 9만5,000대로 상향 조정하고 울산 공장 증산에도 합의했지만 생산 속도가 판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업계 관계자는 “아직 4만대 이상의 대기 물량이 있어 인기 모델의 경우 계약 후 차량 인수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미국 출시 시점이 올가을인 상황에서 물량 부족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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