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일본 도쿄의 출근길 모습 /도쿄=블룸버그
사실상 완전 고용 수준에 달했다는 일본에서 이른바 ‘빙하기 세대(35~44세)’에는 여전히 무직자나 프리터(아르바이트로 생계 유지하는 사람)가 9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5월 이후 줄곧 실업률이 3%를 밑도는 일본이지만 여전히 취업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35~44세 인구 중 프리터는 52만 명, 전업주부를 제외한 무직자는 40만 명에 달했다. 이는 15년 전인 2003년에 비해 각각 1.8배, 1.4배 증가한 수치다. 이들은 전체 35~44세 인구의 5%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본의 2월 완전실업률(계정 조정치)은 2.3%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 유효구인배율(전국 공공직업안내소에 신청된 구직자 수에 대한 구인수의 비율)도 5개월 연속 1.63배를 기록했다. 저출산·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감소하자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에 달한 것이다.
빙하기 세대라고 불리는 일본 내 35~44세는 1993~2004년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온 세대다. 이들이 학교를 졸업했을 당시 일본의 버블 붕괴와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어든 상태였다. 취직 미정의 졸업자가 2000년 12만명에 달하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오카다 유타카 미즈호종합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이들은 아르바이트나 희망하지 않는 직종을 전전하느라 능력 개발의 기회가 적었다”며 현재도 빙하기 세대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2년 직업이 없던 빙하기 세대의 40%가 2015년에도 여전히 무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빙하기 세대가 무직 상태를 유지하면 노인 빈곤율이나 기초 생활 수급자가 급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종합연구개발기구는 이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경우 추가로 20조 엔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정부는 대학·직업훈련기관·경제단체 등이 이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