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현지 실사에 돌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20일 “코오롱티슈진 등 현지실사를 위해 10여명의 직원이 전날 출국했다”며 “통상 해외 실사는 2인 1조로 진행되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살펴 인원을 평소보다 더 투입했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지실사단은 20일(현지시간)부터 조사에 착수해 26일 귀국할 예정이다.
식약처 현지실사단은 미국에서 인보사의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 제조용 세포주를 제조하는 우시, 세포은행 보관소 피셔 등을 차례대로 방문할 예정이다. 인보사의 일부 성분이 개발 도중 바뀐 게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신장세포(293유래세포)가 사용됐다는 회사 측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국내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은 2017년 7월보다 4개월이나 앞선 같은 해 3월 인지했다는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더욱 철저히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3일 공시에서 “(인보사의) 위탁생산 업체(론자)가 자체 내부 기준으로 2017년 3월 1액과 2액에 대해 생산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유전학적 계통검사) 위탁 검사를 해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신장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이 있음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통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송전은 들불같이 일어나고 있다. 이날 제일합동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 100여명은 늦어도 이번 주 중 회사 및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을 상대로 형사 고소 및 민사소송을 낼 예정이다. 최덕현 제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늦어도 오는 24일까지 회사와 전·현직 경영진을 대상으로 검찰 고소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 분기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현재 5만9,445명이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451만6,813주(지분율 36.66%)에 이른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지난 3월 말 인보사 제조·판매가 중단되기 직전 1,556억원에서 이달 17일 현재 492억원으로 1,064억원(68.36%)이나 감소했다. 여기에다 여기에 코오롱생명과학 소액주주(3월 말 현재 2만5,230명, 지분율 59.23%)들의 주가 하락분까지 합하면 인보사 사태로 인한 양사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 손실액은 총 4,102억원에 달한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