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인터뷰] 고준, “사람을 책임감 있게 잘 표현하는 배우 될 것”

“한 없이 부족함 느껴.. .갈 길이 삼만리”
SBS ‘열혈사제’ 종영 인터뷰

“모든 일이 저에겐 첫 경험이다보니 기분이 묘해요. 신기하고 실감이 잘 안 나죠”

배우 고준이 ‘열혈사제’ 출연 이후 팬 카페 회원수가 2000명이 됐다고 밝히며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에서 악의 카르텔의 중심에 선 황철범으로 변신한 고준은 남다른 포스로 시선을 장악했다. 조폭 두목 황철범은 겉으로는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사람 좋은 척 봉사 활동을 행하고 그 이면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협박마저 서슴지 않는 잔혹한 악(惡)으로 돌변했다. 또한 신부 김해일(김남길)과 사사건건 대립, 구담구를 접수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고준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정의의 편에 서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은 더 뜨거워졌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열혈사제’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26.73%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고준은 인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시청률 수치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한 것.

“영화를 주로 해서 드라마는 시청률이 얼마나 나와야 잘 된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촬영이 끝나고 바로 포상휴가를 갔기 때문에 인기를 체감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밀린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밖에 돌아다닐 새가 없어서 드라마의 인기를 아직도 실감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팬카페 회원 수는 ‘미스티’ 할 때 200명이 좀 넘었는데, 지금은 2000명 가까이 됐어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도 늘어나고 있고 ‘이게 실화냐’ 싶죠. 너무 신기해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팬들은 팬미팅도 바라고 있었다. 이에 고준은 “감사하니까 또 보답하는 의미니까 해야죠.”라고 말하다가도, “막상 팬미팅을 했다가 안 오면 어떡하죠”라고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열혈사제’를 하면서 가장 큰 수확은 배우들”이라는 고준은 “정의롭고 착한 배우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 등 배우들간에 서로 합이 정말 좋았다.”며 미소를 보였다.

“참 훌륭한 배우들인 것 같아요. 괜히 잘 된 사람들이 아니구나란 걸 느꼈으니까요. 남길이에겐 작품 전체를 보는 능력, 하늬에게는 연기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능력을 배웠죠. 성균이는 대본을 가지고 비교해보면 알 수 있는데 이렇게 잘 살려낸 배우가 없을 정도입니다. 거의 마에스트로 수준이죠. 그분들의 장점만 생각했을 때 어머 어마한 지점을 느꼈어요. 다들 보통이 아니죠. 소름 돋게 연기를 잘 하는 대단한 분들이죠. ”

본인에 대한 평가는 한 없이 박했다. 그는 “저요? 한 없이 부족하죠. 갈 길이 삼만리입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2011년 ‘와니와 준하’로 데뷔한 19년차 배우 고준은 영화 타짜-신의 손‘(2014), ’밀정‘(2016), ’청년경찰‘(2017) , 드라마 ‘구해줘’(2017), 그리고 ‘미스티’(2018)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주로 영화에 출연했던 그는 자신을 ‘영화 바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천천히 차기작을 고민 중이었다. 영화 쪽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비추다가도, 조심스럽게 영화만 고집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진 않다고 했다. 좋은 작품의 좋은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것.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회사와 상의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데 모르겠어요. 남들에겐 영화만 고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요. 이전엔 영화만 고집하는 게 있어서 외곬수란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 뒤 이렇게 드라마를 통해 사랑을 많이 받고 알려졌어요. 요즘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장르의 경계보다는 좋은 작품에 좋은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요.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좋은 작품의 좋은 역할이라면 해야죠. ”



고준은 “사람을 잘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자”했다. 배우로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배우를 꿈꾼다. 그렇기 때문에 씬 스틸러로 돋보이기 보다는 자신이 맡은 인물을 소중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모든 인물은 누군가를 대변해요, 그렇기 때문에 한 인물을 표현하는 데 책임감이 따라야 하죠. (배우인)내 인기를 위해 연기를 허투루 다루는 걸 안 좋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간혹 그런 배우들을 보면 속상해요. 안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열혈사제’에 출연하며 실시간 검색어(실검)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고준. 그만큼 그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극중 캐릭터 명인 ‘황철범’이 아닌 배우 이름이 직접 거론된 사건을 두고 그는 다시 한번 “신기하네”라고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기자가 ‘고준이란 배우 이름이 확고해진 것 아닐까’란 말을 건네자. “ 별 일이 다 있네”라고 화답했다. 투박하면서도 진중한 멋. 배우 고준의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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