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헤이룽장성 당서기를 만나 부산관광 활성화를 위해 힘써달라고 요청하고 물류협력을 확대할 방안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일부터 신북방 우호·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순방 중이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순방 둘째 날인 지난 21일 하얼빈시와 쑤이펀허시에서 물류협력을 강화하고 항일역사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오거돈 시장과 부산시 방문단은 헤이룽장성 장칭웨이 당서기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당서기는 “사드(Thaad)의 영향으로 양국의 협력과 교류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다시 교류를 확대해 양국의 정치적 안정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당서기의 말에 현 정부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 측에서도 대국적으로 사드 문제를 해결해주길 강하게 요청했다.

오 시장은 “헤이룽장 당서기는 주요 직위를 역임하는 등 중앙에 영향력이 있으므로 중국 정부에 사드 문제 해결을 건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서기는 공감을 표하며 “양 지역 간의 상호방문과 교류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 답했다.


오 시장은 당서기에게 “북한, 중국, 러시아와의 국경지대에 있는 이곳이 평화로워야 동북아 전체가 번영한다”며 이를 위한 부산과의 협력방안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러시아 인근 통관절차 지연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과 헤이룽장성의 협력 △부산항을 기점으로 한 해운기능 강화 △셋째, 북한, 중국, 러시아 지역 항만 연계 철도 조성 등이다.

오 시장 일행은 실제 물류가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 쑤이펀허시로 이동하며 물류활성화 계획을 구상하기도 했다. 이날 이용한 노선은 프리모리예 1호 노선(하얼빈~쑤이펀허~블라디보스톡)이다. 이날 오후 쑤이펀허 시장과의 면담에서는 부산이 추진하는 한·중·러 3개국 민간기업 간 협력의향서 체결에 쑤이펀허시도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올해 3.1 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하얼빈 기차역에 위치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방문했다. 이곳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의거 현장이기도 하다. 안중근 의사의 동상 앞에 헌화하고 방문단 일행과 함께 묵념했으며 안중근 의사의 사진과 유필, 손도장, 뤼순 감옥에서의 수감 생활 등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사진과 자료 등 전시물들을 관람했다.

이와 함께 하얼빈의 명소와 역사적 의미를 자세히 소개해 놓은 하얼빈 도시계획관도 방문했다. 오 시장은 “부산도 역사를 보존하고 많은 이들이 볼 수 있게 전시해놓는 사례를 참고할 것”이라 소감을 밝혔다.

특히 북항에 지어질 오페라하우스 건축과 설계에 참고하기 위해 하얼빈 오페라하우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곳은 눈이 많이 내리는 현지 특성에 맞춰 외관을 흰 알루미늄 패널로 구성해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오 시장은 외부 설계뿐 아니라 음향과 객석 등 내부특징들을 기록으로 남겨 북항 오페라하우스 설계 전문가들에게 참고하도록 지시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