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다 같이 울었는데…" 발견된 '주저흔'에도 의정부 일가족 사망에 남는 의문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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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전날 밤에도 부모님과 누나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비관적인 대화를 나눴고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막내아들이 진술이 나왔다.

22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막내아들 A군은 “평소 경제적인 문제로 심각한 대화를 자주 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경찰은 A군이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께 아버지 B(50)씨, 어머니 C(46)씨, 누나 D(17)양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신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D양의 방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채 발견됐고 현장에서 혈흔과 함께 흉기가 발견된 상태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오전 4시까지 학교 과제를 한 뒤 늦게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오전 11시가 넘었고,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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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아버지 B씨의 몸에서 자해 과정에서 생기는 ‘주저흔’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딸 D양의 손등에서는 약한 ‘방어흔’(가해자 공격을 방어할 때 생기는 상처)이 발견됐다.

이들 가족은 최근 B씨의 사업 실패로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지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B씨는 가족들과의 대화에서 부모가 사망했을 때 자식들에게 빚이 남겨지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장남인 B씨가 집안의 대가 끊기는 것을 염려해 아들을 남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최근 이들 가족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빚을 갚는 방법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집에서도 이들이 다투는 모습을 보거나 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평소 금실이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B씨가 아내와 딸을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이오 함께 A군에 대해서는 상담기관과 연계하여 피해자 지원 방법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장 큰 범행 동기로 보이는 채무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보험 문제나 주변인, 가족 간 관계, 의료기록 등을 분석해 사건 전 이 가족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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