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에...북미 TV시장 왕좌 내준 삼성

TCL, 올 1분기 점유율 26% 1위
삼성은 21% 그쳐 2위로 내려앉아
글로벌 점유율 3~6위도 중국업체
해외무대서 두각...화웨이도 "진출"


중국 TV 제조업체 TCL이 북미시장에서 처음으로 LG전자(066570)의 1·4분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와 같은 12.30%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의 북미 시장 비중이 줄어드는 동안 TCL을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은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중국 2위 TV 제조업체 하이센스의 1·4분기 북미 시장점유율은 8.0%로 2015년 2.77% 보다 크게 성장했다.


수량뿐만 아니라 금액 기준 북미 시장 점유율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중국 TV 제조업체들이 워낙 많은 물량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1·4분기 금액 기준 TCL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15.0%로 지난해(7.90%)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작년 37.50%에서 올 1·4분기 36.90%로 줄었으며, LG전자도 19.0%에서 18.0%로 하락했다.

그간 가격을 무기로 앞세워 중국 내수 시장 위주로 영향력을 키워오던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TCL의 1·4분기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0.8%(수량 기준)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점유율 18.8%를 기록하는 등 8분기 연속 20%를 밑돌았으며, LG전자는 12.8%로 전년(12,2%) 대비 소폭 상승했다.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1·4분기에 3위를 차지한 TCL을 포함해 3~6위가 모두 중국 업체다. TCL·하이센스·샤오미·스카이워스 등 중국 업체들의 1·4분기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33.5%로 1위다. 반면 지난해 1위를 기록했던 한국은 31.7%로 중국에 밀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최대의 통신기기업체인 화웨이도 연내 TV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한국 업체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를 내세운 액정표시장치(LCD)를 무기로 중국 내수가 아닌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선진 시장인 북미에서 중국 업체가 삼성전자를 앞질렀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고 전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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