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대선후보 바이든도 낙태 논쟁 가세

낙태의 권리를 옹호하는 시위대의 한 여성이 “내 몸은 내가 선택한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UPI연합뉴스

최근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주 등에서 잇따라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입안한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낙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선 민주당 경선 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최근 가열하고 있는 낙태 논쟁에 뛰어들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조지아주, 앨라배마주, 미주리주의 낙태 금지법이 “사실상 어떤 상황에서도 여성이 낙태하는 것을 금지하는 강력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 법이 헌법이 보장한 여성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트위터에 함께 올린 글에서는 이런 법들이 여성이 합법적으로 낙태할 권리를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뒤집으려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규정하면서 이 같은 시도를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에 따라 임신 후 24주까지 중절을 선택할 헌법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앨라배마주는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한 경우에도 낙태를 금지하는 강력한 법을 지난 14일 가결해 성립시켰다. 조지아주는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미주리주는 임신 8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낙태를 규제하는 강력한 법을 만들었다.

과거에 낙태에 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던 바이든은 최근 낙태 논쟁이 가열하면서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줄줄이 낙태권을 옹호한 가운데 낙태를 금지하는 강력한 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AP통신과 보수성향 잡지 내셔널 리뷰에 따르면 독실한 로마 가톨릭교 신자인 바이든은 상원의원이던 젊은 시절에 낙태할 권리를 인정한 판결에 관해 연방대법원이 “너무 나갔다”는 뜻을 표명하기도 했으며 이 판결을 부정하는 법률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에도 후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는 했으나 낙태할 권리를 주장한 로의 편에 선 민주당 주류에 결국 동참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까지 낙태를 금지하는 강력한 법에 비판적인 의견을 밝힘에 따라 민주당은 낙태에 관한 이 같은 태도를 대선에서 표심을 잡는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앨라배마의 낙태 금지법에 관해서는 직접 언급은 피했지만, 임신한 여성의 건강이 위험한 경우나 성폭행 혹은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는 낙태금지 예외 사유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18일 트위터에서 밝힌 바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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