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창 특허청 차장이 2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4세대 특허넷’ 개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특허청
특허청이 특허 행정 시스템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민원처리는 물론이고 특허심사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행정과 심사 편의성 모두 높인다는 청사진이다.
특허청은 23일 대전에 위치한 정부대전청사에서 ‘4세대 특허넷’ 개발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특허넷은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에 대한 출원·심사·등록·심판 등의 특허행정 업무 전반을 처리하는 정보시스템으로 이때까지 총 세 번의 개편이 이뤄졌다. 1999년 1세대 특허넷을 개통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유비쿼터스 기반의 2세대 특허넷, 2012년에 클라우드 기반의 3세대 특허넷을 개발해왔다.
4세대 특허넷의 가장 큰 특징은 AI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특허고객상담센터의 업무시간이 끝난 후에도 언제 어디서나 AI 특허챗봇에 접속해 특허 출원·심사·등록과 관련된 상담이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허심사 과정에서도 AI 기술이 적용된다. 기존에 출원된 특허 내용을 곧바로 이해하고 선행기술 문헌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AI 심사도우미’를 도입하고, 머신러닝 시스템을 활용해 외국어 선행기술 문헌도 곧바로 번역해줄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특허심사관들의 업무강도를 줄이고 심사 품질까지 높인다는 안이다.
특허청은 AI 외에도 출원인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출원인이 특허청에 제출해야 하는 각종 서식에서 기재 내용에 오류가 있는지, 앞서 출원된 특허나 상표 등이 있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다. 아울러 모바일 상표 전자출원서비스를 개발해 스마트폰으로도 민원처리가 가능케 하는 동시에, 900여종의 서식을 PC에 설치해야 해 어려움을 빚었던 전자출원서비스(특허로)도 손본다.
특허청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4세대 특허넷을 단계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올해엔 총 98억원을 투입해 오는 12월까지 AI 기계번역시스템과 AI 상표이미지 검색 시범시스템을 개발한다. 모바일 상표 전자출원서비스를 구축하는 한편, 빠른 데이터 처리를 위해 컴퓨팅 환경도 개선한다.
천세창 특허청 차장은 “출원인·심사관이 봐야할 전 세계 특허문헌만도 7년 만에 2배로 증가된 4억건 이상”이라며 “앞으로 AI 특허챗봇, AI 심사도우미, 모바일 출원 등을 활용해 특허 출원 및 심사 업무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증진하고 심사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여 특허행정을 혁신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