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포춘] 인터넷 우주전쟁

THE INTERNET SPACE RACE

희망에 찬 몇몇 기업들은 이미 위성을 궤도로 쏘아 올리기 시작했다. 사진=US포춘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기업들이 우주공간에서 고속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에 연결되는 10억 명은 하늘을 쳐다볼지도 모르겠다. 수 많은 위성들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치열한 경쟁이 그 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유명 테크 신생기업들이 이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인터넷 연결을 돕고, 느리면서 값만 비싼 위성 인터넷 서비스에 의존하는 농촌 사용자들에게 좀 더 빠른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석유 시추장치와 해양 관측 부표 같은 자체 장비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받고자 하는 기업 고객들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 경쟁에 뛰어든 유명한 기업으론 페이스북,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 SpaceX, 일본 억만장자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후원하는 원웹 OneWeb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스웜 테크놀로지스 Swarm Technologies, 애스트로캐스트 Astrocast, 스카이 앤드 스페이스 글로벌 Sky and Space Global 같은 수십 개의 초기 신생기업들과 일전을 벌이고 있다. 이 초기 신생기업들은 토스터기 크기의 큐브샛 Cubesats이라는 저렴한 인공위성들을 궤도로 쏘아 올리려 하고 있다.

이런 경쟁을 우려하는 비아샛 Viasat과 에코스타의 휴스 네트워크 시스템스 Hughes Network Systems 같은 기존 위성기반 인터넷 공급자들은 자신들의 사업을 방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과거 기업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새 위성들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위성 기반 고속통신망 산업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이 업계의 전체 매출은 40억 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모든 네트워크가 계획대로 구축되고 소비자들의 인터넷 사용 습관이 변화하면, 매출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220억 달러, 2029년에는 410억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벌어지는 우주 경쟁은 몇몇 위성기업들이 비슷한 야심을 갖고 출범했던 199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빌 게이츠가 후원한 텔레데식 Teledesic과 이리디움 Iridium, 글로벌스타 Globalstar가 원대한 계획을 떠벌렸지만 결국 모두 파산했다. 비용이 치솟고, 투자금도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과거 사례는 때로는 위험한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달라야 한다. 실제로 스페이스엑스와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 Blue Origin 등 신생 로켓발사 기업들은 위성발사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한편으론 컴퓨터의 소형화 덕분에 좀 더 작고 저렴한 우주선을 띄울 수 있게 됐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애덤 조너스 Adam Jonas는 “지구 표면 위 300마일 상공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물체의 무게가 1990년대에 비해 엄청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위성 인터넷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사용하려는 위성의 크기와 보내고자 하는 위성 궤도에 따라 분야가 각각 다르다. 그들이 겨냥하는 고객과 제공하려는 인터넷 서비스 종류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일례로, 스타링크 Starlink라는 스페이스엑스의 프로그램은 향후 몇 년 간 1만 2,000개의 위성을 상공에 띄울 계획이다. 1957년 러시아의 첫 인공위성 스푸트닉호 발사 이후, 그 동안 우주공간으로 쏘아 올린 물체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50%나 많은 숫자다. 소형 냉장고 크기의 위성들은 340마일 상공에서 저궤도 비행을 하게 된다. 2만 2,300마일 상공의 정지궤도에 머무는 일반 통신위성들보다 훨씬 낮은 궤도를 맴돌게 된다.

스타링크 관계자는 많은 위성들을 쏘아 올리면, 그 중 하나는 항상 고객들을 위해 상공을 날고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스타링크가 AT&T와 컴캐스트 같은 통신 대기업들의 지상 기반 고속통신망 속도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목표는 아칸소 시골지역에서 아프리카까지 그 어느 곳에서든, 고품질 유선 인터넷 서비스가 부족한 지구의 광범위한 지역에 저렴한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타링크는 지난해 틴틴 A와 틴틴 B라고 명명한-벨기에 만화 캐릭터에서 따왔다-2개의 시험 위성을 처음으로 쏘아 올렸다. 미국 정부로부터 향후 1만 2,000개 위성군단을 띄워 보낼 수 있는 승인도 받았다.

이는 페이스북을 훨씬 앞서는 수준이다. 페이스북은 저궤도에 단 한 개의 시험위성을 띄워 보내기 위해 이제 겨우 미 연방정부에 승인신청을 한 상황이다. 완성된 형태의 네트워크 구축을 약속하거나, 자신들의 전략을 상세히 밝히고 있지도 않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소형 큐브샛을 활용해 떨어지고 있는 위성발사 비용을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 큐브샛은 개당 가격이 수십만 달러에 불과하다. 수억 달러가 드는 일반 위성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돈을 아낄 수 있다.

스웜의 CEO 세라 스팬젤로 Sara Spangelo는 “우리 회사의 작고 저렴한 위성들은 대기업들보다 몇 년 앞서 운행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녀는 과거 구글의 비밀 시험연구조직 구글X와 나사에서 근무한 항공우주 엔지니어다. 이 회사는 계획한 150개 위성 중 이미 7개를 우주로 쏘아 올렸다.

물론 이들이 구축하는 네트워크가 수백만 명의 고객들에게 모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초기 고객들은 데이터 수집과 필요할 때만 인터넷이 연결되길 원하는 기업들이 다수가 될 전망이다. 예컨대 지난 1월 스웜은 포드와 위성 네트워크 이용하는 파트너십을 맺고, 차내에서 비상 통신을 제공하기로 했다. GM의 잘 알려진 온스타 OnStar 네트워크 서비스(일반 무선 통신망에 의존한다)와 상당히 유사한 서비스다.

이런 계획들은 14억 달러를 들여 향후 2년간 2개의 위성을 발사하려는 비아샛의 프로그램과 비교된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스쿨 버스보다 더 큰 이 위성들은 현재 우주에 떠있는 400개 전체 통신위성을 모두 합친 것보다 2배나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저렴한 네트워크를 무기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거점 확보를 위해 더 이상 대규모 선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성 컨설팅 업체 TMF 어소시에이츠의 사장 팀 패러 Tim Farrar는 모든 도전자들, 특히 초기 신생기업들이 생존하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오늘날 기술 비용이 저렴해졌지만, 그들은 여전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패러는 “앞으로 분명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aron Pressma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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