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 "다음주 지명파업"

27일 천막농성도 예고
노사 대치 장기화 우려

지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다음주 지명파업에 나선다. 노조가 회사 측에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지명파업을 예고해 협상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오는 27일 확대 간부 34명을 대상으로 지명파업에 들어간다는 지침을 내렸다. 지명파업은 노조가 지명한 근로자나 작업공정별로 돌아가며 파업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27일 집행부 천막 농성도 예고한 상태다.


이번 지명파업 참가자는 34명으로 적지만 자동차 생산라인의 특성상 한 공정이 멈추면 나머지 공정도 정상적인 작업을 하지 못해 전체적인 생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르노삼성 노조가 지명파업에 나선 것은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을 최소화해 임금 손실을 줄이면서도 전체 파업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르노삼성차 노조는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어 회사 측에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대화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노조가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임단협 재협상안을 마련하는 대로 이르면 다음주 중이라도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가 회사 측과 본격적인 재협상을 벌이기도 전에 지명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간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 노조가 사측과 재협상을 추진하면서 지명파업을 벌이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부산공장 조합원 절반 이상이 신규 물량 확보에 대한 우려로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는데도 노조가 이들 조합원의 뜻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21일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서 부산공장 조합원은 52.2%가 찬성했지만 영업지부 조합원 65.6%가 반대하며 합의안은 결국 부결됐다.

한편 르노삼성 사측은 이날 프리미엄 휴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달 31일에도 공장 가동을 멈출 예정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은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 감소 등 생산량 조절을 위한 것으로 임단협 부결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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