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무역분쟁 직격탄 맞은 철강주

빅3 나란히 52주 신저가 기록
철광석값 올랐지만 수요둔화 우려
2분기도 실적 부진 지속 전망


철강주가 수익성 악화에 미중 무역분쟁 파고까지 덮치면서 고전하고 있다. 철강업계 ‘빅3’인 포스코·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001230)은 지난 24일 장중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지만 조선용 후판 등 철강재 가격 인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요 수요처인 조선, 자동차, 건설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철강재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은 이달 들어 10% 이상 하락했다. 포스코는 24일 장중 52주 신저가인 22만 6,000원까지 하락했다가 0.87% 내린 22만 9,000원에 마감했다. 현대제철도 52주 신저가인 3만 9,950원, 동국제강은 6,270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미중 무역분쟁 타결 기대가 높았던 1월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다 4월에 반등했으나 이달 들어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외국인과 기관이 연일 철강주 동반 매도에 나서며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이달 들어 외국인이 4거래일을 제외하고 매도에 나서며 807억원 규모를 처분했고 기관은 184억원 규모를 매도했다.

주요 철강사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부진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1조 2,0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1조 1,351억원이다. 현대제철 역시 1분기에 이어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개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돼 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3%, 2분기 영업이익은 40.5%씩 각각 급감했다.

철강업계 실적 부진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철광석 가격은 연초 톤당 70~80달러 선에서 최근 10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발생한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기업 발리의 브라질 철광석 광산 댐 붕괴 사고, 호주 자연 재해 등으로 철광석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그러나 포스코가 최근 현대중공업과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동결하기로 합의했고 자동차용 강판 가격 역시 기아차가 현대제철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등 인상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가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철강주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 상승이 철강재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철강기업들의 마진이 악화됐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철강재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며 “일단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2분기까지는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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