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드라마, CF의 배경으로 종종 등장하는 양평 두물머리는 사계절 내내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많다. 두물머리는 두 개의 물,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나루터의 해질 녘 풍경으로 유명하다. 서울 시내 기준으로 편도 약 50km 거리라 한 시간만 달리면 ‘야경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두물머리를 향해 강변을 따라 꾸불꾸불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경치는 덤이다. 두물머리의 포토존은 역시 두물머리 액자다. 사계절 풍경에 따라 변하는 두물머리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사람들은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긴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두물머리에서 해질 녘 노을을 즐긴 뒤 팔당유원지를 거쳐 팔당전망대로 이어지는 코스나 용담대로 방향은 특히 야경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야경 드라이브 코스’를 위해 선택한 차량은 메르스데스-벤츠 코리아가 야심 차게 출시한 ‘더 뉴 GLC 350e 4매틱’이다. 이 차는 국내 최초의 미드 사이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지난해 4월 국내에 공식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벤츠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한발 늦었다는 비판을 한 번에 역전시킨 셈이다.
GLC 350e는 전기차 브랜드인 ‘EQ’를 기반으로 하는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8.7kWh의 전기모터가 결합됐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자 배터리 충전을 시작했다. 이 차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등 기본적인 주행모드와 별도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관련된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Q 파워’ 작동 모드는 하이브리드, E-모드, E-세이브, 충전 등 네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드로 선택하면 주행 상황과 도로 조건에 따라 최적의 연료 효율성이 동반되는 주행을 할 수 있다. E-모드는 순수 전기로만, E-세이브는 가솔린 엔진으로만 주행을 한다.
한참을 주행하다 보니 갑자기 액셀러레이터에서 순간 진동이 느껴졌다. 이는 ‘햅틱 액설러레이터 페달’로 엔진 구동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진동 신호를 운전자에게 보내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 기능이다. E-모드로 놓고 주행할 때 가속 페달을 밟은 상황에서 햅틱 기능이 작용하면 전기 동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됐다는 의미로 계속 가속을 할 경우 가솔린 엔진으로 전환된다. 시속 100km까지 가속되는 시간도 5.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모드로 곡선 길을 주행하자 이 차의 매력이 확연히 드러났다. GLC 350e는 일반 차량의 ‘하이브리드’ 모드보다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상관 관계가 높게 설계됐다. 액셀을 특별히 밟지 않는 이상 거의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다. 2톤이 넘는 차체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오르막길을 전기모터만으로도 수월하게 올라갔다.
특히 벤츠 GLC 350e는 시내 주행 시 하이브리드의 면모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전기모터만 사용하는 E-모드로 시내 주행을 한다면 최대 15km를 모터로만 달릴 수 있다. 일반 전기차와 달리 주행으로 충전이 가능한 점은 하이브리드차의 매력이다. 한국에서 전기 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15km로 인증을 받았지만 일본에서는 20km, 유럽에서는 평균 30km 인증을 받았다. 주행해 보니 20km 정도 주행을 할 경우 배터리가 가득 찼다. 왕복 40km 이내에 직장이 있는 직장인들은 기름 한 방울 들이지 않고 전기로만 운행해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장거리 운행이 필요할 경우에도 배터리 전기차처럼 충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별도의 충전소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이 밖에 ‘사일런트 스타트’ 기능으로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모드로 시동 및 출발이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다만 단점은 리튬 배터리 등이 탑재됨에 따라 차체가 무거워 가솔린 모드로만 주행할 경우에는 연비가 낮다는 것이다. GLC 350e의 가솔린 모드 기준 연비는 리터당 9.7km에 불과하다.
한편 실내 디자인도 다른 모델보다 고급스러워졌다. GLC 350e는 검은색 가죽과 곳곳에 크롬 소재로 멋을 내 벤츠 특유의 우수한 마감과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서 콘솔까지 이어지는 라인에는 피아노 블랙과 크롬 소재가 사용됐다. 그러나 디스플레이는 손가락을 이용해 조작하는 터치식을 지원하지 않아 사용감이 떨어졌다. 네비게이션 화면 등도 시인성과 정확도가 떨어져 활용성이 낮아 아쉬움이 남았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