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의 거래 중단으로 화웨이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가 화웨이 고객 흡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싱가포르에서 갤럭시 S10 시리즈 고객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최대 755싱가포르 달러(약 65만원)를 주는 특별 보상 프로모션을 시작한 것이다. 화웨이폰 중고 가격이 10분의 1로 떨어진 상황에서 더 많은 액수의 보상이 주목받으면서 화웨이 고객들의 갤럭시 이동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싱가포르 법인은 갤럭시 S10 시리즈를 구매한 뒤 화웨이 P20·메이트20 시리즈 등을 반납하면 기존 보상가에 200싱가포르 달러(약 17만원)를 더 얹어주는 보상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이트20 프로를 반납한 고객은 755싱가포르 달러(약 65만원)를 돌려받을 수 있다. 이는 애플 아이폰8플러스 256GB 모델의 보상가(750싱가포르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화웨이폰을 보상 프로모션에 포함 시킨 것은 지난해 갤럭시 S9 시리즈 출시 때부터다. 다만 최근 화웨이폰의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가 어려워져 ‘탈(脫) 화웨이’ 흐름이 생기는 상황에서 이번 프로모션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로모션을 통해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화웨이의 확대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1·2위를 기록하는 시장이지만 최근 몇 년 새 화웨이의 성장률이 급격하게 상승해왔다. 하지만 최근 화웨이폰 사용자들이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중고 시장에 내놓는 등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싱가포르 일간지 더 스트레이트 타임즈에 따르면 화웨이의 최신 플래그십폰인 P30 프로의 경우 정가인 1,398싱가포르 달러(약 121만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100싱가포르 달러(약 9만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스트레이트 타임즈는 “많은 중고폰거래상이 아직 화웨이폰을 취급하고는 있지만 가격을 급격하게 낮춘데다 일부 판매상들은 아예 화웨이폰 매입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 보상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200싱가포르 달러를 더 주는 프로모션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는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