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겠습니다” 민생투쟁 대장정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거리 4,080㎞에 달하는 18일간의 ‘민생대장정 시즌 1’을 마무리한 자유한국당이 27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정책 투쟁’을 선언했다. 전국을 돌며 파악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문제점에 대한 대안·실천방안을 적극 제시함으로써 ‘대안정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셈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 상설화 등 민생 현안 챙기기로 맞불을 놓을 태세라 앞으로 거대 양당 사이에 치열한 정책 맞대결이 예견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시급한 것은 경제정책 대전환”이라며 “한국당이 대안을 만들고 국민과 함께 정책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 5월27일자 8면 참조
특히 2차 대(對)여투쟁의 핵심인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수행할 당 대표 직속 위원회를 이달 말까지 출범시키겠다며 청사진도 공개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은 물론 각계 경제전문가, 여성과 청년 등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으로 위원회를 폭넓게 구성한다는 게 그가 그린 큰 그림이다. 이곳에서 분야별 입법과 예산까지 꼼꼼하게 세부 계획을 세워 실천해나갈 계획이다. 한국당은 이번주 내로 당 대표 직속 위원회를 이끌 의원 명단을 발표한다. 이후 경제, 노동, 세제, 취업, 탈원전, 4대강 보, 미세먼지 등 문제를 진단하고 함께 해법을 제시할 교수 등 외부 전문가 구성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황 대표는 “소득주도 성장과 탈원전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 경제 폭정이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념 정책의 폐해는 끝을 찾을 수 없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외투쟁 도중 만난 국민은 좌절과 한숨만 가득 차 있었다”며 “국민의 좌절과 분노를 동력으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만들고 실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 정례화’ 카드로 앞으로 있을 정책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상임위 간사단 회의는 특정 사안이 있을 때만 열렸다. 하지만 이를 정례화할 경우 국회 파행이 장기화해도 상임위별 주요 민생 현안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이인영 원내대표의 상임위 장악력이 높아지고 대야관계나 당정청에서 당의 정책 주도권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민생과 밀접한 정책을 원내 중심으로 끌어와 한국당과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최근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가 쉽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당내 부분별 민생투어를 확대하고 있다. 을지로위원회가 이달 중순께부터 ‘진짜 민생 대장정’이라는 이름으로 민생경제 챙기기에 나서며 소상공인들을 하루게 멀다 하게 만나고 있다. 여기에 매주 현장 최고위원회를 통해 민주당이 민생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는 ‘민생 프레임’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주 말로 황 대표의 장외투쟁이 마무리 수순을 밟자 민주당은 상임위 간사단 회의 정례화로 다시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원외 인사인 황 대표와의 차별화를 하는 방법은 원내에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이라며 “현장에 나가는 최고위와 을지로위원회 한편으로 간사단 회의는 상임위별 정책을 꼼꼼히 챙겨 각각의 역할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민주당의 민생 행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원내 중심으로 각 민생법안의 시급성을 부각시킬 경우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전략이 전제된 것으로 보인다.
/안현덕·송종호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