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중독' 질병 분류에...게임株, 단기 투자심리 위축

넷마블·펄어비스 등 하락세
게임출시 엔씨소프트 상승 마감
장기 규제강화 전망은 엇갈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공식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증권 업계에서는 게임주에 대한 단기적인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WHO의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은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국내 도입 여부 및 게임 관련 규제 강화 등 악재로 이어지게 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27일 엔씨소프트(036570)·넷마블(251270) 등 주요 게임주는 장 초반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엔씨소프트·NHN은 상승세로 전환했고 넷마블·펄어비스(263750) 등 다른 종목들도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엔씨소프트는 1.05% 오른 48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넷마블도 -4%대에 달했던 하락폭이 -1.32%로 줄어 11만2,0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보건복지부가 WHO의 결정을 수용해 국내 도입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영향으로 게임주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이날 게임 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도입 반대 입장을 나타내면서 우려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각 종목의 게임 출시 일정 등 펀더멘털 요인이 주가 차별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는 29일 국내에서 흥행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의 일본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하반기에는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리니지2M’을 출시할 예정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증권 업계 일각에서는 WHO의 결정이 의무 도입 사항이 아닌데다 정부 부처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 투자심리 위축 외에는 별다른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실제로 국내에서도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등재될지 지켜봐야 하고 국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안 논의는 오는 2025년으로 예정돼 있어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며 “질병으로 등재되더라도 실제 규제로 이어지게 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문체부가 성인 1명당 월 50만원인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규제를 상반기 중 폐지하기로 하는 등 게임 산업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반면 이번 WHO 결정이 장기적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 정책 리스크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 및 셧다운제 확대, 게임중독세 신설 등 다양한 규제 강화 가능성이 높아져 이대로 흘러갈 경우 게임 산업의 장기적 정책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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