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업체는 역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올 1·4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처는 애플·AT&T·도이치텔레콤·화웨이·버라이즌(알파벳 순)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화웨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PC에 D램과 낸드플래시를 납품하고 있다. 반도체 이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화웨이에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화웨이가 장기전을 대비해 한국 등 서플라이체인을 점검하며 읍소하고 있지만 국내 공급 업체들의 입장에서 반갑지만은 않다.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될 경우 어느 편을 들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거래를 지속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 화웨이 동맹’에 들어가지 못해 미국의 보복이 우려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경우 향후 중국 시장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화웨이 제재에 동참해달라고 압박을 가하며 정부는 물론 민간기업조차도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중국 화웨이 제품을 도입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민간 기업도 구글·마이크로소프트·ARM사와 함께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이다. 현재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전면 중단했고 일본 파나소닉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클라우드 서버 제품 목록에서 화웨이 제품들을 삭제했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