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밧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최 하사의 아버지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4일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도중 정박용 밧줄인 ‘홋줄’ 사고로 사망한 고(故) 최종근(22) 하사에 대한 인격모독·외모비하 글이 논란이 된 가운데 최 하사에 대한 비하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까지 함께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급진적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는 28일 최 하사 비하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 개설된 워마드는 남성 알몸 사진 유포·청와대 폭발 테러 예고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전날 워마드에는 ‘그러길래 조심했어야지. 죽은 해군도 잘한 거 없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요새 군대 해군에서 사고도 자주 일어나고 다치는 놈들도 많고 사고로 죽은 놈들도 많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왜 남자가 조심하지도 않는 것이냐”며 “당연히 요즘 군대애서 사고 자주 난다는 것을 알면 남자가 알아서 조심했어야 한다. 죽은 해군도 잘한 거 없고 요즘 얼마나 세상이 흉흉한데 자기 몸은 자기가 알아서 챙겼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쯧쯧, 왜 남자가 그런 일을 당하느냐”고 덧붙였다.
/사진=워마드 캡쳐
뿐만 아니라 숨진 최 하사를 비하하는 글도 계속 올라오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고 최 하사 외모를 비하하거나 전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까지 같이 추가된 글들까지 눈에 띈다.
최 하사는 전역을 1개월 남긴 지난 24일 오전 사고를 당했다. 당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서 열린 최영함 입항 환영식 중 배 앞부분의 홋줄이 끊어지면서 배 갑판 위에 있던 최 하사와 다른 장병들이 다쳤다.
이 사고로 최 하사는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해군은 지난 25일 그를 병장에서 하사로 추서했다.
청해부대 밧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엄수됐다./연합뉴스
해군은 워마드의 최 하사 비하글과 관련, 모든 방안을 강구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해군 측은 “해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해군은 전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차마 입에 담기도 참담한 비하 글이 게시되어 고인과 해군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영자와 고인에 대한 비하 글을 작성한 사람은 조속히 그 글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글은 그대로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워마드 글쓴이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청원인은 27일 “대한민국 국군 및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님을 모욕한 범죄자 처벌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워마드 글) 작성자는 국위선양과 아덴만 여명 임무수행을 마고 복귀 후 홋줄 사고로 인해 고인이 되신 최종근 하사를 아무런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국군에 대한 모욕이며 고인 능욕이다”라고 비판했다. 28일(오전 10시 기준) 이 글에는 약 1,800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한편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이번 워마드 논란과 관련해 “척결 필요성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워마드 척결에 왜 하태경 의원과 제가 나섰는지 그 필요성을 자기들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맹공해놔서 잠잠하더니 또 시작이네요”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 3월 워마드 내에서 자행되는 언어폭력 등을 고발하는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